꿈을 꾸게 하는 네 줄, 우쿨렐레가 있어 행복해요~

2017-06-22 10:01:49 게재

[우쿨렐레 주부 동아리 ‘드림하모니’]

우쿨렐레는 통통 튀는 선율이 매력적인 악기다. 노래와 함께하는 경쾌한 울림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발 박자를 맞추게 되고 어느새 ‘알로하’를 외치고 싶을 만큼 기분도 좋아진다. ‘드림하모니’는 우쿨렐레를 배우고 연주하는 또래 주부들의 동아리. 우연히 시작된 우쿨렐레와의 만남으로 즐겁고 행복하다는 ‘드림하모니’ 회원들을 만나보았다.



첫 눈에 반해버린 악기! 우쿨렐레
작은 기타처럼 생긴 모양의 우쿨렐레는 배우기가 쉬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악기다. 6줄의 기타와 달리 현이 4줄밖에 없는데 우쿨렐레에 대해 전혀 몰라도 보통 악기를 잡은 첫 시간에 스트로크와 코드 한 개를 배워 웬만한 동요 정도는 연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드림하모니’의 회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5월, 복지관 내 재능기부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우쿨렐레였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여행을 떠나요’를 연주했다고 한다. 생소한 악기를 바로 연주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 이들은 그날 재능을 기부한 강사 이양남씨에게 우쿨렐레를 지속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양남 강사는 “우쿨렐레를 배운 뒤 무척 즐거워하는 주부들을 보면서 일회성으로 끝내기에는 마찬가지로 아쉬웠다”며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6월부터 10명의 멤버가 결성됐고 지금까지 강사를 제외한 7명의 회원이 빠지지 않고 모인다”고 말했다.



벌써 1년, 우쿨렐레가 만들어준 놀라운 시간
‘드림하모니’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10시면 방화11 종합사회복지관에 위치한 꿈자람책놀이터 도서관에 어김없이 모여 1시간 30분 동안 악기를 배운다. 우쿨렐레를 배우면서 처음 만났고 마곡동, 방화동, 공항동 등 사는 동네도 모두 다르지만 1년 이상을 꾸준히 모이다 보니 신뢰와 정이 깊이 들었다. 30~40대 주부들로 또래 자녀들을 키우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서로 간의 위로가 된다. 수다로 시작해 연주와 노래로 마무리하는 1시간 30분이 늘 아쉽기만 하다.
회원들의 실력이 조금씩 커져가면서 조심스레 공연을 시작했다. 복지관 노인대학의 종강식 무대에서 첫 공연을 했고 어르신들의 뜨거운 호응과 큰 박수를 받았다. 연말에는 도서관에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연주를 들려주었다. 내친김에 강서구 동아리 지원 사업에 신청, 높은 점수로 선정되는 기회도 잡았다. 이희정(45세)씨는 “잔디에 앉아 기타를 치는 연인들의 모습이 부러워 늘 마음에 간직했었는데 가족들과 함께 간 캠핑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한 날 그 꿈을 이뤘다”며 웃었다.
정성경(41세)씨는 “우쿨렐레를 통해 무언가를 이루려는 목표는 처음부터 없었다”며 “다들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성격들인데 악기를 연주하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즐거워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전했다.

공연 준비로 맹연습, 실력 늘어 더 좋아
‘드림하모니’는 올해 초부터 공연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주에만 2개의 공연을 준비 중이다. 하나는 도서관 탐방을 오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발산역 공항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리는 ‘방화마을 꿈드림 기금마련행사’인 ‘꿈이 피었습니다’를 통해 무대에 서게 됐다. 그동안 꾸준히 배우며 탄탄한 기본기를 쌓아왔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 서게 되니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된다. 덕분에 연주 실력이 많이 늘었다. 우쿨렐레 강사 자격증까지 딴 회원들도 있다. 정성경씨는 학원 강사로 일하며 틈틈이 우쿨렐레를 연습한다. 그는 “직장동료나 아이들이 멋지게 산다고 말해준다. 공연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것을 계기로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좋고 성취감도 크다”고 전했다.
이양남 강사는 “동아리 지원 사업 선정 덕분에 의상이나 소품을 제대로 갖춰 좀 더 다채로운 공연무대를 꾸밀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연과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우쿨렐레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양남 강사

드림하모니의 주부들은 모두들 음악과는 무관한 분들로 우쿨렐레를 배우면서 발전하게 됐지요. 자녀를 키우면서 자신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데 열심히 배워 자격증까지 딴 어머님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쿨렐레는 리코더, 오카리나 등 다양한 악기와 어울립니다. 조금만 배우면 자녀와 함께 합주가 가능하고 가족들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악기이니 꼭 배워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손화수 회원(48세)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우연히 우쿨렐레를 접하게 됐어요. 우쿨렐레를 배우면서 동요와 가요, 팝송 등 다양한 노래를 함께 배우니 무척 즐거운 시간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과 6학년, 중학교 2학년이 된 아이들 셋을 키우고 있는데요. 피아노와 멜로디언을 치는 딸애들과 기타를 잠시 배운 아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줘요. 엄마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러워하고요.
차후에 아이들도 우쿨렐레를 배우게 하고 싶습니다.


박종례 회원(47세)

3학년인 쌍둥이 여자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요. 큰 딸은 바이올린을 배우고 둘째는 우쿨렐레를 배우니 아이들과 이야기가 잘 통해서 좋습니다. 큰애는 박자감각이 없는 저를 위해 피아노를 치며 박자를 알려줘요. 소극적인 성격인데다 악기라고는 고등학교 시절 기타를 한 달 배우고 포기한 게 다인데 좋은 선생님과 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멤버들 중 가장 수준이 낮지만 앞으로도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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