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금리상승에 신흥국 초긴장

2017-07-11 10:41:29 게재

통화정책 '완화 →긴축'변화 우려 선반영

통화 주가 채권값 트리플약세 재연 조짐

4년 전보다 펀더멘털 튼튼 '성장통' 무게

▶"금융시장 또 '긴축발작(주가·채권값 폭락)' 우려" 에서 이어짐

긴축발작은 주로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회수하면서 발생했다. 당연히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 증시 등이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실제 지난 1994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멕시코 금융 위기가 일어났고 대공황 직후인 1937년에는 마리너 에클스 의장이 대공황 타개 방안으로 풀어놓은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지급 준비율을 높이면서 다우지수가 49.1% 폭락했다. 특히 2013년엔 벤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신흥국의 통화, 채권, 주식이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일어났다.


최근 선진국 중앙은행들 움직임이 심상찮은 이유다.

당장 미 연준이 9월부터 보유자산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가 강해졌다. 유로존 역시 경기가 기대 이상의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조기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했을 정도다.

일본의 경우 아직 뚜렷한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경제지표 호조를 고려 연말쯤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 목표를 현재의 0%에서 상향 조정하는 것을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안에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정상화(완화 축소)될 것으로 예상이 됐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정상화 시점이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시중금리 급등에 따른 긴축발작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 펀더멘털이 과거 긴축발작 때보다 탄탄하고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 땐 중앙은행 조기 통화정책 정상화 위험이 단기적으로 세계 증시에 부담을 줄 순 있지만 신흥국 동반 긴축발작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긴축발작 현상이 발생한 당시에 비해 미국 이외 국가들 경제 펀더멘털이 강해졌다"면서 "유로존은 물론 신흥국 경기를 대표하는 중국이 강한 회복 내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금리상승 혹은 통화긴축과 함께 달러 강세 현상이 동반된다면 세계 자금을 탈위험자산, 탈신흥국 현상이 심화될 수 있지만 최근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 금리상승이 세계 자금흐름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시중 금리상승 현상은 세계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금리 상승세에 대비 증권가는 금리민감도가 높은 종목이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통적으로 금리 변화에 민감한 은행, 보험주들의 금리상승 수혜를 점치고 있다. 또 최근 5년간 유가등락이 물가기대와 시장금리 움직임에 영향이 컸던 점에 비춰 정유 화학 조선 등 유가 민감도가 큰업종도 금리 민감도가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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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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