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취약계층 실태조사
응답자 절반이상 폭염으로 '건강이상'
2017-07-26 10:52:21 게재
에너지시민연대 "창문 없는 집에 선풍기 한대 없어"
26일 에너지시민연대는 '2017년 여름철 에너지빈곤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어지러움과 두통 등 건강 이상을 경험했으며 약 10%는 폭염으로 인해 지병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어지러움과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153명(복수 응답)으로 제일 많았다. 이어 호흡곤란 26명, 구토 20명, 불면증이나 지병악화 등 기타 29명, 실신 2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6월 23일부터 7월 6일까지 서울 부산 광주 대전 경기 경남 등 9개 시ㆍ도의 취약계층 총 300가구를 현장 방문하여 1대1 대면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이상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은커녕 창문 없는 집에서 선풍기도 없이 지내는 이들도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2%가 1970년대 이전에 지어진 노후주택(평균 주택면적 약 42㎡ )에서 살고 있으며, 창문이 없는 지하실에 거주하는 경우도 1%있었다. 이들의 주요 냉방시설은 선풍기다. 300가구 중 211가구는 에어컨이 없고, 16가구는 선풍기도 없었다. 조사대상 중 10가구는 선풍기와 에어컨 모두 없었다. 15가구는 냉장고가 없었다.
이번 조사 대상 중 64%가 여성, 평균연령은 76세였다. 응답자의 약 70%가 기초생활수급가구의 노인세대, 9%가 장애인세대다.
응답자의 월 평균 가구소득(지난 3개월간의 모든 소득(지원금 포함)을 합한 뒤 3으로 나눈 금액)은 47만1615원이다.
에너지시민연대는 "2016년도 실시한 에너지빈곤층 실태조사 대상의 평균 연령은 72세, 월평균 가구소득은 약 60만원이었다"며 "해마다 조사대상인 취약계층의 연령은 높아지고 있으며 가구소득은 50만원이하까지 내려갔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에너지시민연대는 이번 실태조사를 실시하면서 현장에서 복지업무를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 담당공무원 및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에너지복지 정책의 한계와 개선사항에 대한 조사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꼽은 에너지복지 정책의 문제점은 △혹서기에 대한 대책 및 지원 부재 △다양한 복지제도 및 서비스에 대한 홍보와 안내 부족(실제 필요한 대상자의 이용 빈도 저조) △지원금 부족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은 소수를 위한 선별적인 복지제도 △파편적이고 산발적인 에너지복지제도로 비효율적인 행정절차와 중복수혜 등이다.
이들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에너지복지사업의 단일화 및 체계적인 개편 △에너지 소비패턴과 사용량을 감안한 지원금액 확대가 필요하며 불가할 경우 보조용품 등 부차적인 지원방안 고려 △도시가스 미설치 지역의 에너지공급망 구축과 장기적으로는 친환경에너지 사용으로 사용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시설설치 등이 꼽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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