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삼성·LG 세탁기에 50% 관세

2017-11-22 11:02:13 게재

트럼프식 무역장벽 시동

1조원대 수출 차질 우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1일(현지시간) 최고 50% 관세부과를 골자로 하는 '수입산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22일 국내 세탁기 업계와 대책회의를 갖고, ITC 권고안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외교부 수입규제대책반·삼성전자·LG전자와 대책회의를 한다.

세이프가드란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품을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한 세탁기는 약 300만대로, 금액으론 10억6000만달러(1조1575억원) 규모다. 미국 세탁기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8.7%, LG전자 16.5%로 미국 월풀의 점유율 35.2%와 같다.

산업부는 ITC의 권고안이 시행될 경우 수출 차질 영향과 가격부담 등을 분석하고 세이프가드 시행이 불가피할 경우 업계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권고안이 채택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ITC가 발표한 수입산 세탁기 수입제한조치 권고안에 따르면 저율관세할당(TRQ)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 120만대에 대해서도 무역위원 4명 중 2명이 20%의 관세를 부과하라고 권고해 부담이 커졌다.

이들은 만장일치로 터브·베스켓·케베넷 등 세탁기 부품 3가지에도 저율관세할당을 각각 5만개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부품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하라고 권고했다.

삼성과 LG는 현지공장 운영에 필요한 부품 조달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품은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ITC는 다음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안을 받은날로부터 60일 이내(내년 2월 초)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산업부는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시행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여부 등을 분석, WTO 제소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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