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법적보호종 양서류 '전멸' 수준

2018-02-07 11:22:39 게재

맹꽁이, 낙동강 1곳서만

이상돈의원실 분석보고서

4대강 사업 뒤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한 결과, 16개 보 설치구간 중 낙동강 함안보 구간에서만 맹꽁이(멸종위기종)가 확인됐을 뿐 다른 구간에서는 '전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사업 전에는 낙동강, 한강 등지에서 맹꽁이는 물론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 남생이 금개구리 등이 확인됐다.

7일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실의 '생물다양성과 서식지 관점에서 본 4대강사업의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사업 보설치 구간 전반에 따른 건강성 조사가 시급했다. 이상돈 의원실 측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강 유역별로 쪼개서 수환경과 법적보호종 출현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하나로 이어봤더니 양서·파충류 문제의 심각성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구간 별로 쪼갠 생태계 조사를 한데 엮어 통합적으로 재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대강사업전 2009년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따르면 한강 이포보·여주보·강천보 등지에서는 맹꽁이 남생이 표범장지뱀 금개구리 등이 확인됐다. 하지만 사후환경영향조사 3차년도에서는 이들 전 구간에서 해당 종들이 발견되지 않았다. 영산강의 경우 죽산보에서 확인 되던 맹꽁이가 사후환경영향조사에서는 미발견 됐다. 양서·파충류는 포유류와 달리 이동성이 매우 떨어지는 등 4대강사업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

더 큰 문제는 아직도 체계적인 생태계 복원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공주보 수위를 일시적으로 낮췄을 때 상류 양안에서 남생이 폐사체가 발견된 점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육지와 물 양쪽을 오갈 수 있는 남생이가 보 수위 저하에 적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닐 텐데, 작은 환경 변화에도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수생태계 건강성이 크게 악화된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상돈 의원실 측은 "4대강사업으로 강의 고유 생태계가 파괴됐만 우리의 시선은 '녹조'에만 머무르고 있다"며 "4대강 16개보 개방을 힘있게 추진하고 생태계 문제를 주요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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