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여는 책 | 트렌드 코리아 2019

마케팅보다 '콘셉트'가 중요하다

2018-10-26 12:36:11 게재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1만7000원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의 해다. 돼지는 예로부터 행운과 재복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뭔가 기대를 걸게 되는 한 해인 이유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한 집단이 공유하는 마음은 소비에 큰 역할을 한다. 서로 좋은 해라고 덕담을 나누고 좋은 해를 맞아 서둘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사를 하고 사업을 일으키면 결과적으로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2019년의 소비트렌드를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저자 김난도 교수는 2019년 키워드의 관통하는 부제를 'PIGGY DREAM', 곧 돼지꿈으로 선정했다. 황금돼지의 기운이 자기실현적 예언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마음에서 골랐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PIGGY DREAM'을 그가 예측하는 2019년 10대 소비 트렌드의 첫 글자에서 따왔다. 책에서 말하는 2019년 10대 소비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Play the Concept' 콘셉트를 연출하라 △'Invite to the Cell Market' 세포마켓 △'Going New-tro' 요즘 옛날, 뉴트로 △'Green Survival' 필환경 △'You Are My Proxy Emotion' 감정대리인 내 감정을 부탁해 △'Data Intelligence' 데이터지능 △'Rebirth of Space'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Emerging Millennial Family' 밀레니얼 가족 △'As Being Myself'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Manners Maketh the Consumer' 매너소비자 등이다.

사진 아난티 남해 제공


저자는 '#한강갬성'을 아냐고 묻는다. '갬성'은 오늘날 자기 연출에 푹 빠진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단어다. 2019년 첫 번째 트렌드 키워드는 그냥 '콘셉트'가 아니라 '콘셉트의 연출'이다. 재미있거나 희귀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갬성'적인 것이라면 무엇이든 콘셉트로 연출할 수 있다.

이미지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은 기능이 아니라 콘셉트를 소비한다. "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이해보다 가벼운 터치와 직관적인 감성이다. 이제 기업들은 자기만의 콘셉트를 가지고 고객들과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세포마켓은 '1인 마켓'을 뜻한다. SNS를 기반으로 한 개별 크리에이터들은 1인 미디어에서 1인 마켓으로 발전했다. 누구나 온라인에서 가게를 열고 물건과 서비스를 팔 수 있는 시대다. 거대 플랫폼과 각종 비대면 결제 서비스의 발달은 이의 기폭제가 됐다. 유통의 판이 새롭게 짜인다는 얘기다.

1020세대에게 과거는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움이다. 이는 세 번째 키워드인 '뉴트로'와 연관된다. 레트로가 과거의 재현이라면 뉴트로는 과거의 새로운 해석이다. 과거가 새로운 것이 된 시대에 소비자들은 익선동 골목길을 찾고 이미 자취를 감춘 LP판을 꺼내든다. 때문에 브랜드 아카이빙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

은행과 카페, 호텔과 도서관, 자동차 전시장과 레스토랑 등 공간의 협업은 새로운 즐거움을 준다. 환경에 따라 자유자재로 피부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공간의 화려한 변신이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카멜레존'이라 할 수 있는 명소들이다. 쇼핑몰은 물론이고 전시장과 공연장, 플래그십 스토어 등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색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프라인이 온라인에 밀리는 시대, 카멜레존은 필수 전략이 될 수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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