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4.4% 감소 … 경기둔화 예상보다 빨라

2019-01-15 11:44:29 게재

시장 예상치 크게 밑돌아 … 수출지표 부진 상당기간 지속 전망

급격한 중국의 수입감소는 한국 대 중국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

지난해 12월 중국 수출이 전년대비 4.4%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중국의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진 것이다. 세계경기 둔화로 인한 글로벌 수요부진이 지속되면서 중국의 수출 둔화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지표 부진은 상당기간 지속되며 미중 무역분쟁이 종료된다 하더라도 중국 경기가 안정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중국 경기둔화세는 국내 수출부진으로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글로벌 증시 흔들 =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86.11p(-0.36%) 하락한 23,909.8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65p0.53%)내린 2582.61, 나스닥 지수는 65.56p(0.94%) 하락한 6905.92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주요지수의 하락은 중국발 세계경기 둔화 우려와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 시즌을 앞두고 투자자 우려가 증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 스톡스 600 지수는 부진한 중국 무역통계 등을 반영하여 이와 상관관계가 높은 명품 및 기술 관련주 중심으로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증시하락 원인에 대해 중국의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며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는 작년 12월 달러화 기준 수출이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2.5% 증가를 밑도는 수치다. 수출 감소폭은 2년 만에 가장 컸다.

12월 수입 또한 전년 대비 7.6% 감소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수입 감소폭은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크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무역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입 지표의 부진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의 수요를 대표하는 중국의 GDP 성장률이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꾸준히 둔화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가공무역수출 전년대비 12.8% 급감 = 전체 중국 수출 지표의 부진뿐 아니라 12월 가공무역의 수출이 전년대비 12.8% 급감한 모습은 한국 수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중국향 반도체 수출비중(홍콩 포함)이 70%에 육박하는 한국 수출의 경우 중국의 가공무역에 대한 노출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 미국간 형성된 ICT 산업 내 벨류체인을 고려하면 중국의 가공무역 부진은 한국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회복을 확인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한 가운데 단기적으로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중국을 비롯해 한국 수출 부진을 경감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 경기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하향일변도를 유지하고 있는 다운데 유로존 소비심리도 단기적으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수입, 수출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 = 문제는 중국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 감소는 중국 내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내수가 취약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는 다음 주 발표될 12월 실물지표와도 연결되며 생산과 소비지표가 부진할 가능성을 높인다.

소비 부문의 경우 정부가 소득세 인하 등 재정확장 정책을 통해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간 내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며,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종료된다 하더라도 중국 경기가 안정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를 방어할 수 있는 것은 투자"라고 판단했다.

정부는 작년부터 투자 중심의 성장을 재개해 왔으며, 인프라와 제조업 투자를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의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수출을 비롯한 중국 경기 하강압력이 높아질 경우 정부는 유동성 공급 및 재정확장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며, 올해 연간으로 투자 증가가 이어진다면 중국 경기 둔화압력은 제어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까지 인내력을 가지고 기다리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1분기 중국 경기와 기업실적은 1분기 중국 경기와 기업실적은 예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정책대응 행보와 대외환경의 개선도 예상을 상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3-4월 중 정책효과를 통해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의 하향조정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2분기 경기실적의 바닥확인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긍정적인 수급 이벤트, 무역분쟁 관련 할인요인의 완화를 감안할 때 반등의 에너지는 계속 축적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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