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자리포트

2050년 황색사회 내일씨의 하루

2019-05-17 12:16:59 게재

재생에너지 전환 진일보

기술발전에도 삶은 피폐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최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말이 다시금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1970년대 초 바바라 워드(국제환경개발연구소 설립자)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래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높은 분위기죠. 우리 사회가 성숙했다는 얘기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과 한국환경정책 · 평가연구원(KEI)의 ‘SSP3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2050년 미래상을 엿봤습니다. 일자리나 경제 발전 등 여러 면모들을 합쳐서 새로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에 100%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경향성이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고민하는 코너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작업에 도움을 주신 안병옥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환경부 차관)께 감사를 표합니다.

2019년 보통 시민 내일씨란?

우선 보통(보통이라는 의미를 규정하기는 힘들지만) 시민을 설정했습니다. 2017년 12월 통계청 인구총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 2017년 4/4분기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등과 2016년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실태 조사 등을 통해 그나마 평균이라 잡을 수 있는 사람을 추출했습니다.

기후변화 위기 여전한 ‘황색사회’

그렇다면 2050년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난달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안)이 발표되자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온실가스 감축량 3400만t이 미반영 됨에 따라 종전 온실가스 로드맵 발전부문 감축량의 절반도 못 줄이게 됐다”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량이 10.1% 증가한 부분은 어떻게 할거냐” 등 우려를 표했죠. 물론 수요 정점 시기를 2031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겨 잡은 점 등 진일보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KEI ‘저탄소 기후변화 적응 사회를 위한 사회?경제 변화 시나리오 개발’ 보고서에서 제시한 SSP3 시나리오 사회상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도 이런 점 때문입니다. 해서 2050년을 ‘황색사회’라 정의를 해봤습니다. 여러분과 소통할 분야는 크게 △에너지?일자리 △이동수단 △건물 관리 등입니다.

#1. 2050년 어느 봄날, 70대인 내일씨는 드론을 띄워 지역 태양광발전소를 확인했다. 어제 내린 황사가 섞인 비와 때 아닌 진눈깨비가 태양광발전소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피기 위해서다. 내일씨는 은퇴 뒤 사회적기업 ‘태양’에서 새 일자리를 얻었다. 자율근무에 주급을 받는다.

내일씨는 태양광발전소 출력량을 집에서 확인했다. 황사비와 진눈깨비영향이 약간은 있었는지 효율이 89% 정도. 최대 출력이 9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경 쓸 수치는 아니다. 내일씨는 오후 3시 열리는 자율 전력망 시장에 접속해 전기를 판매했다. 경매 시장에서 좋은 가격을 받아 하루 수익이 나쁘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는 시스템에 수익률을 기록한다. 2018~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나타난 ‘덕 커브(duck curve, 태양광발전을 많이 하는 곳에서 해가 떠있는 동안 전력망에 걸리는 부하가 줄어들고 해가 지면 치솟는 현상)’ 현상은 자율 시장 구조로 해소가 됐다.

퇴근 뒤 내일씨는 장을 보러 가기 위해 단지 내 공유 차량이 비어있는지 확인, 예약을 한 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뉴로센스 기술이 적용된 이 차량의 주요 에너지원은 지역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이다. 차량 시동을 켠 뒤 내일씨는 개인 정보를 입력해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택한다. ‘에너지 간극’을 일으키는 시장 장벽 요소 중 하나인 ‘지나친 사양’ 문제도 이 기술을 통해 해결했다.

#2. 내일씨가 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 아들이 비행기 연착으로 늦을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내일씨는 차량 버튼 하나로 미리 예약한 공유 거실과 부엌 온도설정을 바꿨다. 에너지전환에 따른 가격 현실화로 집안 전력 사용에 신경을 쓴다. 평균 실내 온도도 2019년보다 2℃정도 낮다. 조리방법도 많이 달라졌다. 열을 최소화하고 신선함을 살리는 방식의 조리법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내일씨는 아들 부부를 위한 음식도 단시간에 조리했다.

내일씨는 공유 주택에 살고 있다.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 빌딩에는 정부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이 주택을 택했다. 실내 공기 순환 장치 기능이 강화 됨에 따라 높아진 관리비를 이 부분에서 충당할 수 있다.

오랜 만에 만난 아들 부부와 한 테이블에 앉은 내일씨 부부. 아들은 숨이 턱턱 막힌다고 투덜댄다. 해외생활이 힘들지만 한국보다는 괜찮다는 아들을 보니 내일씨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이 코너는 e내일신문 기자리포트에 2~15일 연재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e내일신문(http://e.naeil.com)을 구독하거나 스마트폰의 구글 플레이 또는 앱스토어에서 내일신문을 검색한 후 ‘e내일신문’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종이신문에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인 ‘내일 기자리포트’를 볼 수 있습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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