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폭격에 국제유가 폭등

2019-09-16 11:46:58 게재

브렌트유 장중 19% 상승

원유시장 불확실성 고조

트럼프, 전략비축유 방출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장중 19% 상승했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15% 이상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시설이 지난 주말 드론 공격을 받아 생산에 큰 차질이 생기면서 당분간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거래소에서 15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장 초반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로 19% 넘게 치솟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2.35% 상승한 67.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장 초반 배럴당 63.34달러로 전장보다 15% 이상 급등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 조직은 14일(현지시간) 무인기 10대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의 아브카이크, 쿠라이스지역에 있는 국영기업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 2곳을 공격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의 원유 생산 절반이 차질을 빚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곳은 사우디의 하루 산유량 570만배럴을 생산하는 시설로,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5%에 달한다.

사우디는 하루 7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 중 2/3가 아시아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경우 자체 생산으로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하겠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단기간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전망했다.

15일(현지시간) 장 초반 국제유가가 급등 조짐을 보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했다.

캘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미 행정부는 필요할 경우 세계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SPR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전락비축유 보유량 6억6000만배럴을 사용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SPR을 방출한 사례는 1991년 이라크전쟁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1년 리비아 내전 등 세 차례 있었다.

그러나 국제금융센터는 비축유 방출에 대해 공급교란에 일부 쿠션 역할을 할 수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이번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은 향후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악화시킬 요인”이라며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란의 직접 관여를 언급하는 등 이란과의 대립이 향후 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 불안으로 유가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실제 뉴욕증시 다우선물지수는 15일(현지시간) 100p 이상 빠지면서 16일 개장시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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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범현주 기자 kys@naeil.com ·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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