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상승 막으려면 5배 더 노력해야"

2019-09-23 11:08:04 게재

세계기상기구 '기후보고서' … 남극 해빙 넓이 사상 최소(2017년 여름), 해수면 상승 속도 빨라져

"전지구 평균 온도 2℃상승을 막으려면 현재보다 3배 이상, 1.5℃로 제한하려면 5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의 말이다. 2015년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이번 세기말(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1.5℃ 선을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국제 사회 약속에도 지구 온난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국제 사회에 경고한 이유기도 하다.
"말 필요없고 행동으로"│2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의 바욘에서 관련 활동가 등이 '기후, 사회정의…더 이상 말은 필요없어, 없다구. 행동해야 해'라는 글귀를 앞세우며 시위행진하고 있다. 바욘 AFP=연합뉴스


◆한국 온난화 속도, 세계 평균보다 심각 = WMO는 22일 '2015∼2019년 지구 기후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년) 세계는 역사상 가장 덥고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농도도 최고치였다. 특히 한국의 온난화는 세계 평균보다도 더 심각한 상태다.

WMO는 2011~2015년보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이 20%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전지구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올해 말 약 410ppm에 이를 것으로 보여 역사상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 같은 온난화로 인해 전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보다 1.1℃ 상승했고, 이전 5년(2011∼2015년)보다는 0.2℃ 올랐다. 최근 5년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연평균 5㎜ 상승했다. 1993년 이후 연평균 3.2㎜ 상승한 것과 비교해 최근 상승률이 크게 증가했다.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 빙하도 계속 감소 추세다. 특히 2017년 남극 여름 해빙(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 넓이는 사상 최소였다. 지난해 9월 겨울 넓이는 사상 2번째로 작았다. 2009∼2017년 남극에서 매년 손실되는 얼음 양은 2520억t에 달해 1979년 400억t의 6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지구온난화다. 지구가 뜨거워짐에 따라 해양 온도가 상승, 염도가 낮아지면서 바닷물 자체의 체적이 증가하거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진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해수면 상승에 따른 취약성 분석 및 효과적인 적응 대책 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이 38cm 상승하면 해안 침식률은 22.0%(해수면 상승 대비)에 달한다.

◆가장 큰 기상학적 위험요소 열파, 국내에도 직격탄 =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파리협정에 명시된 목표를 달성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근 5년간 평균기온은 13.3℃로, 이전 5년(2011∼2015년)보다 0.3℃ 상승했다. 이는 지구 평균기온 증가 폭보다 0.1℃ 크다. 우리나라 대표 기후변화 감시소가 있는 안면도의 작년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415.2ppm으로, 전년(2017년)보다 3.0ppm 증가했다.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은 2.4ppm으로 지구 증가량(2.3ppm)보다 많다. 최근 가장 큰 기상학적 위험 요소로 알려진 열파(heatwave)는 우리나라에서 작년의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나타났다. 강원도 홍천의 하루 최고 기온은 역대 가장 높은 41℃를 기록했고, 서울의 폭염일수는 19일로 평년(4일)보다 약 5배 많이 나타났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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