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서열화 해소·일반고 역량 강화"

2020-03-19 14:34:55 게재

교육부, 15개 시도 24개 선도지구 선정 … 교육소외지역 학점제형 교육여건 개선

"고교학점제가 학교담장을 넘는 융합교육으로 창의성과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농어촌 소외지역 학생들의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으로 진로와 진학 등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대전 유성구 한 고교 교장은 고교학점제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고교학점제가 활성화 되면서 학교혁신과 대입공정성, 고졸취업 등 교육의 묵은 과제를 풀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안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정부 핵심과제인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시대에 따른 '학생 개인 맞춤형 교육'으로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5년 전체 고교에 '학점제 운영'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고교학점제 선도지구(선도지구) 운영 지원 사업' 공모를 통해 15개 시도, 24개 선도지구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선도지구를 통해 교육소외지역의 학점제형 교육여건을 크게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농산어촌 등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을 확대하고 지원한다. 지역 내 대학 등 다양한 기관과도 협업한다. 학점제형 학사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우선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운영 지원 사업'으로 학점제형 교육과정 모형 구축을 위한 지역 기관 간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지역 내 다양한 유형의 학교(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및 기관 간 교육자원(시설, 교원 등)을 공유, 학생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교육청-지자체' 간 협업을 위한 '교육협력센터'도 설치한다. 이를 통해 지역 고교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지역사회 학습장 발굴과 활용방안을 교육과정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선도지구에 참여하는 학교는 '교육과정 이수 지도팀'을 꾸리기로 했다. 입학 초기부터 학생 과목선택과 진로 및 학업설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시도교육청은 참여 학교의 과목개설 다양성을 위해 교과담당 순회강사 운영과 교수인력 자원을 공동 활용하고 지원한다. 일반고, 교과특성화학교, 외고, 특성화고 등 다양한 유형의 학교 간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선도지구 내 모든 학생에게 다양한 학습기회를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지자체-기관-대학-학교' 융합 지원 = 서울시 강서양천지구의 경우 지역내 기관과 대학, 지자체의 역량을 고교학점제에 집중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은 학교 교육과정 운영지원팀을 꾸리고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하기로 했다. '마주보기'(마음모아 주고받아 보람가득 기대만발)라는 사업명으로 선도지구를 운영한다. 대상은 관내(강서양천지구) 일반고 24개교와 명덕외고, 덕원예술고(특목고)다. 강서 양천 구청은 관할 내 고교학점제 참여 학교와 대응투자 형식으로 지원한다. 지역교육 인프라 활용을 지원하고 주민 중심의 자치회 등과 연계시켰다. 지역 내 기관들도 고교학점제 운영에 힘을 보탠다. 한국공항공사 메이필드호텔 이대서울병원 한국환경공단이 함께하기로 했다. 지역 대학인 폴리텍대학, 이화여대, 서울시내 사범대학 등이 고교 교육과정에 도움을 주는 형태다.

선도지구로 선정된 지역 시도교육청들도 참여 학교의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역사회 연계, 학교 간 공동교육 참여를 위한 학생 통학 여건 조성 △지구 내 소인수 및 희소과목 강사 인력관리 시스템 구축 △가변형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교실 △ICT 기기 확충 등 공동교육과정 인프라 확대 △지역 사회와 연계한 일반고 직업교육 및 선취업 활성화 모델 운영 △기초학력 부진 등 학업 부적응에 대한 전문적 진단 및 처방을 위해 지역사회(의료기관, 대학 등)와 연계한 '학습 치유 센터' 설치 △지역대학 연계 'AI 융합교육' 등 기존 표시자격 외 신산업 분야 지도 전공 신설 등 지원에 나선다.

소외지역 근무 교원의 교육과정 설계·운영, 진로 학업 설계 및 다(多)과목 지도 전문성 강화에 나선다. 이를 지원함과 동시에 대학 강사 활용 등 교수 자원의 양적 확충도 추진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예산을 투입,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기반 시설을 확충한다.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통학여건 등 공동교육 환경 개선에 도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운영 지원 사업은 교육부 특별교부금 111억원, 시도교육청 109억원, 지자체 92억원 등 총 312억원 규모이다. 여기에 교육소외지역 교육여건 개선 사업으로 교육부 예산 109억 원, 시도교육청 65억원, 지자체 16억원 등 19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다.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선정에 대해 현장 교사와 학부모들은 일반고 중심의 고교 생태계 복원과, 학생들의 맞춤형 교육 요구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구축은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지역 고교 교육의 혁신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라며 "2025년 학점제 전면도입 이전 교육소외지역을 포함한 모든 일반고에 고교학점제 운영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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