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유지에도 증시 혼조세

2020-06-11 11:39:54 게재

뉴욕 주요 증시 잠깐 반등 후 하락세 전환

코스피도 하락 출발 … 기관·외국인 '팔자'

"경기 회복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 발목 잡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간 제로 수준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음에도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만 고공 행진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 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여전한 경제 불확실성과 최근 경기 민감주 위주로 단기 급등한 데 대한 부담 등이 투자 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약세 보인 코스피 |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1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11.33p(0.52%) 내린 2,184.36으로 출발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 9시 2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63p(0.39%) 내린 2187.06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에 밀려 하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1782억원, 외국인이 36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만 2136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2p(0.67%) 오른 763.74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1.45p(0.19%) 오른 760.07로 개장해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이 976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552억원, 외국인은 31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제로 금리 유지를 시사한 점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지만, 하반기 경기 회복 방향성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측면에서 주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도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82.31p(1.04%) 하락한 26,989.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04p(0.53%) 내린 3,190.14에 거래됐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6.59p(0.67%) 상승한 10,020.35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의 장기 제로 금리 유지 입장이 확인된 이후 미국 주요 지수는 잠시 급반등해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주요 지수는 이후 곧바로 반락하며 나스닥을 제외하고 하락세로 돌아갔다.

이날 파월 의장은 경제의 향후 경로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실업률은 올해 말 9.3% 내년 말에도 6.5%로,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내렸다고 발표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버그 베르먼 그룹의 조셉 아마토 대표는 "경제 재개 속도를 잘못 해석하는 데 유의할 것"이라면서 "시장 강세를 지지하는 것은 경제 회복으로, 회복이 더디다면 시장이 앞서 나간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파티를 이어가겠다는 연준의 의사를 확인한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유동성의 힘에 의해 주식시장이 뜨거운 가운데 연준은 이번 FOMC를 통해 주식시장이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했다"며 "특히 제로금리를 2022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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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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