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 FOMC 주목

2020-09-14 10:55:30 게재

달러화 흐름, 금융시장 변화 야기

미·중 실물 경제지표 결과도 관심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뉴욕증시 기술주의 급락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패닉셀링(투매)은 멈췄지만 대형 기술주들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번 주에 열리는 9월 FOMC 이후 달러화 흐름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주식시장에 변동성을 키울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 후반에 발표되는 미국과 중국 실물 경제지표 결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스피,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 = 14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9월 이후 수익률(11일 기준)을 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6%, 선진국, 신흥국 증시는 각각 -3.6%, -0.9%의 약세를 기록 중이다. 유가(WTI)도 37달러로 -12.4% 하향 조정됐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3% 상승했다. 유동성 환경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순매수와 글로벌 펀더멘털과 금융여건 등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강세 이유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가 미국, 원자재 시장에 국한된 이유로 볼 수 있다"며 "먼저 가격조정을 거친 코스피와 실적기대치가 상승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일련의 국내 투자환경과 실적 변화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축소, IT 중심의 대량 매수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코스피를 강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주 16일(현지시간)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화 흐름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러 강세로 금융시장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는 코스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각국 "이제 남은 것은 환율정책" = 증권가 전문가들은 9월 FOMC회의 이후 달러화 흐름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FOMC를 앞두고 진행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기점으로 외환시장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충격을 막기 위해 진행됐던 일련의 통화정책 카드들이 사실상 거의 다 소진된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환율정책뿐이라 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ECB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3월에 시작한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채권매입프로그램(PEPP)의 매입 규모를 1.35조유로로유지했다. 또한 적어도 2021년 상반기까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채권 매입을 지속하기로 재확인했고,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들을 적절하게 조정할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회의의 핵심 쟁점은 따로 있었다. 바로 최근 유로화 강세를 어떤 식으로 평가하고, 나아가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느냐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가 유로의 동향을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8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이유로 유로 강세를 적시했다.

중앙은행 수장으로서는 매우 구체적 정황까지 거론하며 가격변수를 언급한 것이다. 아울러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유로화 환율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이 같은 언급에도 유로존 성장률 전망을 기존 -8.7%에서 -8.0%로 상향하면서 발언의 영향력은 반감됐고, 유로는 달러 대비 강세를 지속했다. 우리는 비록 ECB의 환율 언급이 당장 원하는 결과로 나타나진 않았으나 향후에도 이와 유사한 언급이나 문제제기는 더욱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동시에 다음 FOMC 회의 결과나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환율이 다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여지도 있다고 평가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롯해 각종 위기를 거치면서 글로벌 각국은 자신들이 할 수있는 것을 다했다는 결론을 내리면 여지없이 외부로 시선을 돌렸다"며 "다른 국가들과의 수출 경쟁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 만큼 효과적인 대응책은 없기 때문에, 또한 비록 환율 전쟁에서 이기지 못해도 최소한 패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은 그 공방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FOMC에서는 정책금리 동결과 함께 지난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언급했던 평균물가목표제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부연 설명할 것으로 보이며 기대 인플레 제고를 위한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임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연준이 바라보는 올해와 내년 성장과 물가, 실업률 전망치, 그리고 점도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현재의 유동성 공급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향후 자산매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그 동안 연준의 유동성공급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던 자산가격은 하락위험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FOMC가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면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선물매도를 촉발시킬 위험이 있다"며 "또 미 코로나 신규확진 감소추세, 제조업 지표 개선 등을 감안하면 연준이 예상보다 온건파적이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17일엔 일본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제외한 중앙은행들이 어떤 경로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하는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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