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모빌리티산업으로 빠르게 전환

2021-02-09 10:52:27 게재

한국자동차연구원, 세계 자동차업체 시총조사

설립 7년 중국 스타트업이 100년된 GM 앞질러

미래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혁신에 대한 기대는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보면 알 수 있다.

내일신문이 한국자동차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 주요 자동차업체 시가총액(매년 12월말 종가 기준)을 조사한 결과 2018년 도요타 시가총액은 1652억달러로, 테슬라 573억달러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폭스바겐도 788억달러로 테슬라보다 컸다.


하지만 2020년 테슬라는 6689억달러로 1067% 증가한 반면 도요타는 2161억달러로 31%, 폭스바겐은 928억달러로 18% 각각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들 회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올해 들어 테슬라 시총은 더 증가했고, 도요타는 감소했다.

미국의 전통 자동차기업 넘버원인 GM은 2018년 479억달러에서 2020년 596억달러로 24% 증가했지만 테슬라 시가총액의 10%도 못 미친다. 2월 5일 현재 양사의 시가총액은 테슬라 8078억달러, GM 779억달러로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PAS)의 합병으로 올 1월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지난해말 366억달러에서 올 2월 5일 505억달러로 급등하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현대차는 2018년 229억달러에서 2020년 347억달러로 51% 증가율을 보이며, 기존 완성차업체보다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올해 들어 애플과 협업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주가가 급등해 시가총액은 474억달러로 크게 뛰었다.

하지만 애플과 협상중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8일 하루 동안 현대차그룹(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의 시총이 13조원 증발했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3인방인 니오 리오토 샤오펑은 기존 전통 완성차업체 시총을 이미 앞섰거나 바짝 추격하고 있다. 2월 5일 기준 니오 시총은 883억달러로, 테슬라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샤오펑과 리오토는 이미 닛산과 르노를 제쳤다.

이에 비해 일본의 중견 자동차업체 3총사 스즈키 스바루 마쓰다는 2월 5일 현재 시가총액(닛케이지수, 달러 환산)이 각각 228억달러, 155억달러, 58억달러로 글로벌 업체들과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해가 갈수록 뒷걸음질 치는 분위기다.

혁신하는 기업과 안주하는 기업에 대해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서재형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자율주행차 책임연구원(PD)는 "개별 소비자 맞춤형 편리장치과 같이 혁신기술·제품이 장착된 전기-자율주행차 시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 혁신에서 시작한 자동차산업 변화는 사람뿐 아니라 물류 이동까지, 또 2차원을 넘어 3차원 공간에서 운행하는 모빌리티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공지능과 융합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플레잉카 상용화도 머지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테슬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테슬라의 스타링크사업은 지구 저궤도에 1만개가 넘는 인공위성을 배치해 누구든지, 지구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 사업이 현실화되면 5G가 연결되지 않아도 전 세계 곳곳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하이파루프 사업은 고속열차 KTX나 신칸센 같은 열차의 미래버전으로 최고속력 1280km에 이를 전망이다. 테슬라는 전기비행기 개발도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자동차산업은 반도체 2차전지 항공 통신 위성 등과 융합한 모빌리티산업 지형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테슬라가 바꾼 세계 자동차산업 지도" 연재기사]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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