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스타트업 지원펀드 2조 돌파했다

2021-02-17 11:37:54 게재

미래혁신성장펀드 2조1천억원, 501개 기업 투자

서울시 770억 선제투입, 민간투자사 참여 이끌어

"서울시 지원 덕분에 창업공간을 해결하고 벤처캐피탈로부터 37억원 투자도 유치, 창업 1년만에 직원이 28명으로 늘고 첫해부터 9억원의 매출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인공지능·클라우드 기반 치과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이마고웍스의 김영준 대표는 "서울시 도움이 데스밸리(Death Valley. 창업 초기 자금, 매출 발생 등 스타트업 생존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이마고웍스는 서울바이오허브 입주 당시 창업공간을 거의 무료로 지원받았다. 김 대표가 말하는 서울시 스타트업 지원 정책의 가장 큰 도움은 자금 뿐 아니라 창업 멘토링이다. 바이오허브가 제공하는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마케팅,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시장분석 등 전문적 조언을 받은 것이 결정적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치밀한 시장 분석과 그에 기반한 꼼꼼한 사업계획은 투자유치로 이어졌다. 이마고웍스는 서울시와 연계된 투자운용사로부터 37억원의 투자금을 유치, 창업 첫해부터 8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직원 수가 1년만에 김 대표 1명에서 28명으로 늘어나는 등 도약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가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해결할 스타트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혁신기업 지원을 위해 조성한 미래혁신성장펀드가 3년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초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고 조성 시기도 1년 이상 앞당긴 것으로 서울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15일 국내 최대규모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서울핀테크랩에서 투자자와 입주사가 참여하는 비대면 방식 투자유치(IR) 행사를 진행 중인 모습. 사진 서울시 제공


미래혁신성장펀드는 서울시가 중소기업육성기금 등을 통해 재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정부·민간 모태펀드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시는 2018년 향후 5년간 총 1조2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 혁신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중소기업에 집중투자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이끌겠다는 의도로 출발했다.

서울시의 선제적 투자는 민간 투자사의 활발한 참여를 견인했다. 시는 지난 3년간 770억5000만원을 투입했고 2021년 2월 펀드 조성액은 당초 목표의 172%에 달하는 2조1000억원(41개 펀드)을 조기 달성했다.

창업자금이 목마른 수백개 기업이 수혜를 받았다. 바이오, 문화콘텐츠, 스마트시티 같은 신성장 산업분야 혁신기업 501개가 해당 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았다.

시 관계자는 "미래혁신성장펀드가 민간 벤처캐피탈의 투자나 은행으로부터 투자 및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소·혁신기업이 초기 자본을 유치하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스타트업 성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코로나 불황이 심각한 올해도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미래혁신성장펀드를 6개 분야 총 5000억원 규모로 추가 조성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473억5000만원을 출자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혁신기업 생태계가 위축되지 않도록 투자사들을 조기에 모집한다. 그간 4~8월 중에 선정했던 펀드 운용사를 3월 10일까지 모집키로 했다.

서울시 미래혁신성장펀드에 참여, '당근마켓' 등 스타 기업 투자를 진행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서울시 선제적 투자가 민간 창투사의 적극적 참여를 견인, 펀드 조성액 조기·초과 달성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며 "공공의 적극 투자는 투자위험을 줄이고 우량 기업을 찾으려는 민간 투자운용사들 참여를 이끌어내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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