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경기부양책 … 중 양회 '주목'

2021-03-02 12:59:42 게재

국채금리 진정세에 글로벌 증시 급등

금리상승 감내할 실물경제 개선 중요

미국 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 동요는 다소 진정됐다. 다만 금융시장의 금리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한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의 상원 통과와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기 모멘텀 강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확산은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가 금리상승을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실물경제지표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주에는 바이든이 추진 중인 추가 경기부양책 통과와 함께 중국에서 진행 될 양회(정협·전인대)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코스피 2%대 상승 출발│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대 상승 출발한 2일 오전. 하나은행 딜링 룸. 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코스피 2%대 상승세로 출발 = 2일 오전 코스피는 미국 국채 금리 안정세 등에 힘입어 급등세로 출발했다. 전 거래일대비 8.73p(0.29%) 오른 3021.68에 출발해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는 코스피는 9시 26분 현재 전일대비 76.24p(2.53%) 오른 3089.19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시각 외국인과 기관은 2438억원, 2632억원어치 순매수 중이며 개인투자자들은 5030억원어치 순매도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934.39로 전 거래일대비 20.45p(2.24%) 오른 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억원, 330억원 순매수 중이며 개인투자자만 357억원 순매도 중이다.

이날 한국 증시상승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뉴욕증시가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한국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일본 닛케이지수가 2.41% 상승하는 등 아시아 시장과 유럽, 미국시장은 급등했다"며 "중국 정부가 본토 시장에서 인지세(거래세)를 유지한다고 발표하고 미 국채 금리가 과도한 상승에 대한 되돌림 현상이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진정된 데 힘입어 급등했다. 지난주 급등했던 미 국채 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증시에 안도감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증시 마감 무렵 1.43% 수준에서 거래됐다. 지난주 일시적으로 1.6%도 넘는 등 급등한 이후 움직임이 다소 차분해진 상황이다.

경기부양책 하원통과도 긍정적 역할을 했다. 미 하원은 지난 주말 1조9000억달러 부양책 법안을 가결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논란이 되는 최저임금 인상안을 제외하고, 나머지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킨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인상안을 제외하면 공화당의 지지 없이도 부양책의 상원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는 바이든이 추진 중인 1.9조 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 부양책안 통과 방식이 주목된다. 민주당 단독 통과시 추후 인프라 투자 불확실성이 높은 반면, 공화당과 합의 통과시 인프라 투자통과 또한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재 일정은 3월 첫 주부터 상원에서 논의와 통과가 예상된다. 이 시기에 통과 안될 경우엔 오는 14일 종료되는 추가 실업급여 지불이 둘째 주부터 중단되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3일과 5일부터 개최 될 예정 중국 양회( 전국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도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이번 양회에서는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인대에서 내수 육성을 위한 3신 전략(신도시화, 신형인프라, 신형소비)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양회에선 경기 부양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부채 비율과 관련된 강경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민은행의 유동성 흡수로 이어질 수 있어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있을 리커창총리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장은 중국 정부가 재정 적자와 지방채 발행을 줄이는 대신, 민생 관련 예상을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호한 경제지표 긍정적 영향 = 한편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경제지표가 증시 상승에 제일 중요한 요소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에 미국 경제 등 글로벌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며 "최근 주식시장이 유동성 축소 리스크를 일부 반영했지만 경기 펀더멘탈 측면에서 2013년 긴축발작 당시와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8.7에서 60.8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8.9도 상회했다.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2월 제조업 PMI 최종치(계절 조정치)는 58.6으로, 전월 확정치 59.2보다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 전망치이자 앞서 발표된 예비치인 58.5를 웃돌았다.

상무부는 1월 건설지출이 전달보다 1.7% 증가한 연율 1조5214억 달러(계절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 0.8% 증가보다 좋았다.

국내 2월 수출도 예상외로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했고 4개월 연속 플러스 증가율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일평균 수출증가율은 26.4%였다. 기저효과와 글로벌 경기반등, 반도체 가격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국내 수출단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수출 경기의 추가 호조를 뒷받침해 줄 것이다. 국내 수출이 경기사이클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가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원달러 환율, 주식시장 눈치보기 = 원달러 환율 방향성은 주식시장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1110원대 후반으로 출발했다. 오전 9시6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5.70원 내린 달러당 1117.8원을 기록했다. 간밤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진정된 데 힘입어 달러화 강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 지난주 원달러환율은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주중 1.5%를 넘어서는 급등 양상을 이어가면서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달러와 강세와 더불어 금리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이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인 것이다. 특히 지난 한 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1.8조원 순매도한 점은 원화 약세압력으로 작용했다.

유로화는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달러화 및 주가 등락에 따른 변동성만 확대됐다. 위안화도 약세기조를 이어가며 달러화 강세 및 중국 내 긴축 우려 부각 및 주가 조정이 위안화 약세 압력을 높였다. 특히 고시환율 기준으로 2월 위안화 가치가 0.1% 절하됐는데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시장도 주식시장 변동성 진정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 추가 부양책 상원 통과 여부와 중국 양회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미 국채 금리 안정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 진정 여부가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금리 급등현상지속으로 주가 조정이 지속된다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달러화 추가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금리만 안정세를 회복한다면 경기 개선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재차 주목 받으면서 달러화 역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특히 미국 금리 급등 속에서도 달러화 강세 폭이 제한된 점은 달러화 강세 압력이 아직은 추세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원달러 환율 역시 박스권 상단에 도달했음을 고려할 때 상승폭이 제한된 가운데 주식시장 눈치보기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