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기 CMO·CDMO(위탁생산·위탁개발생산) 가치 재평가

2021-03-26 11:26:39 게재

백신 공급 지체·변이바이러스 출현에 … 22년 말까지 위탁생산 기회 지속적으로 확대

코로나19 상황 이후에도 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들이 빠르게 규모를 키우기 시작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공급 지체와 변이바이러스 출현에 CMO 사업호황은 2년 이상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에서 직원들이 내부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세계적으로 규모 키우기 시작 = 26일 금융투자업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커짐에 따라 어느 때보다도 '아웃소싱' 역할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CMO 업체들의 몸집 불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CMO와 위탁개발(CDO)를 합친 CDMO 관련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캐털런트(Catalent)는 벨기에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델피 제네틱스를 인수했다. 델피사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캐털런트는 글로벌 생산 역량을 갖추기 위해 시설 확장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 완전한 바이오의약품 CDMO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해외 CDMO 기업들은 기존 항체의약품과 단백질의약품 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특히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분야로도 신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기술도입과 M&A(인수합병)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언스를 비롯해 CMO 업체들이 생산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바이오의약품 CMO 규모 측면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라이릴리, GSK 등과 코로나치료제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상장한 SK바이오사언스는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와의 백신 생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고, 내년까지 2600억원을 투입해 CMO 생산시설을 증설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셀트리온, DM바이오, 팬젠, 씨드모젠, 이엔셀 등을 비롯해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기존 제약사들도 바이오의약품 CDMO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의약품 시장의 성장, 글로벌 대형 제약사 및 신규 바이오텍의 위탁생산에 대한 비중 증가 등으로 인해 국내 의약품 위탁생산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CMO 업체들이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백신 위탁생산과 관련된 기업들의 가치도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며 "4월부터 본격적으로 열리는 항암제 관련 주요 학회들에서 발표될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항암제·신약개발 기업들의 모멘텀이 확보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백신 이슈 여전히 진행 중 =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생산 계약의 급증은 이례적인 이벤트다. 하지만 이로 인해 기존 의약품의 위탁생산시설도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요 코로나19 백신 제약업체들의 생산차질로 공급스케줄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변종바이러스의 출현은 백신 CMO사업 기회의 지속적 확대 요인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동안 백신 최종 상업화에 소요되는 기간은 10~17개월로 2022년까지 백신 CMO사업 기회 요인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 이후에도 의약품 위탁생산 산업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백신메이커들의 공급스케줄로 볼 때 주요국과 국제백신공급기구 코벡스의 계약이행 비율이 100%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2021년 말 또는 2022년 초가 될 전망"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속도에 따라 공급스케줄은 변동 가능성 있고 여전히 생산규모 확대는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소멸보다는 풍토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문제다. 이는 백신접종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아울러 최근 영국과 남아공에서 출현한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후속백신 개발 요구 및 풍토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한 국가별 백신자급화 계획들로 코로나19 백신개발 및 CMO 사업호황은 2년 이상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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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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