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밥그릇

2021-04-26 11:43:48 게재

 4월 10일 빌보드에 따르면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18주 연속 정상에 올라 차트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K-팝에 대한 세계적 팬덤 현상은 세대를 불문하고 이루어지고 있다. 아이돌에 대해 부정적이던 서구 기성세대가 자녀들과 함께 K-팝을 공유하고 있다. K-팝 콘텐츠가 지닌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글로벌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 차트에서 K-드라마가 전 세계인들의 열광적인 팬덤을 이끌고 있다. 각국 넷플릭스 차트 10위권 안에 K-드라마가 3~4편씩 차트인하는 현실과 2020년 우리나라에서 5000억 수입을 올린 넷플릭스가 2021년 우리나라에 5500억 재투자를 결정한 것도 우리 문화 콘텐츠의 위력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문화는 국력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경제력 10위권, 군사력 6위권 안에 들고 있는 현실과 한류 열풍이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지속 가능한 현상으로 경제적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1997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로 시작, 25년을 맞고 있는 한류는 2020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첫 흑자 1억 6000만 달러 달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문화와 지식 분야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시기로 접어든 것이다. 문화가 밥그릇이 되는 시대다.

봉준호 감독은 2020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영화 공부를 시작한 이래 가슴에 간직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가르침을 준 마틴 스콜세지에게 감사와 영광을 돌려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있던 대선배뿐 아니라 동료 영화인들로부터 박수갈채와 찬사를 받았다.
남의 것을 내 것이라고 우기지 않고 자랑할 만한 내 것도 네 덕분이라며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정(情)이 많고 겸손한 우리 민족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장면이다. 우리 민족 문화가 지닌 이러한 진정성이 문화가 지닌 배타성과 언어 장벽도 허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문화는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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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고등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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