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is the best!’

2021-05-29 00:00:01 게재


단순함과 심플함은 다르다

필자가 수업 시간에 강조하는 ‘심플함’. 오늘은 그 심플함에 대해 글을 쓰려 한다.
축구선수 손흥민의 슛은 아주 심플하다. 직선으로 공간 침투해서 가볍게 그대로 골을 밀어 넣는다. 얼핏 보면 단순하다고 하겠지만 그는 뛰어난 스피드,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창의적인 움직임, 양발로 마무리까지 이어지는 패턴에 아주 능숙하다.

생전 스티브 잡스는 ‘Simple stick’이라는 경영원칙을 통해 지독하게 심플함을 적용하려 노력했다. 애플은 맥OS와 iOS의 통합부터 시작해 디자인, 마케팅, 광고 등 모든 요소에 심플함을 추구했다. 심플함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복잡함이라는 상반된 가치와 끊임없이 싸워 이겨내야 하는데 얼마나 많은 융합과 균형에 대한 고민과 도전이 있었을까?

이들은 단순해서가 아니라, 심플할수록,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누구보다 그 복잡한 것을 경험하고 극복해서 결국 성공한 것이다.


심플함은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 된다.

그런데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왜 많은 사람들이 ‘simplicity’의 힘을 모방해 비슷한 수준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심플해질 수 있을까?
먼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 왠지는 모르겠지만 안 입게 되는 옷부터 치우자. 한물간 옷을 입으면 사람도 한물가 보인다. 옷을 적게 소유한다는 것은 가득 찬 옷장 앞에서 뭘 입을지 망설이는 일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을 고달프게 만드는 문제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

오래전 과외를 하러 학생집을 방문한 적이 몇 번 있었다. 방문하자마자 그의 공부방을 휘~ 둘러보니, 여기저기 던져 놓은 옷들을 비롯해 갖가지 공부에 필요 없는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커다란 봉투 한가득 한 번도 손이 가지 않았던 옷이나 언젠가 보겠지 하고 놔두었던 책, 왠지 버리기 아까워 모아 두었던 잡동사니를 쓸어 담으면 잡념들도 함께 정리가 되지 않을까?

뭐가 그리 미련이 많아서 집에다가 그렇게 쓰레기처럼 옷과 책 등을 쌓아놓고 사는 건지? 좀 버리자. 제발 ~~


공부 못하는 학생들의 공통된 특징

1. 끝까지 읽은 책이 없다.
반쯤 읽다가, 혹은 열장만 읽고 처박아둔 책이 많다. 반복 학습의 중요성을 모르고, 새 책만 주문한다.

2. 자기정체성 유지를 위해 자기 합리화가 강하다.
성공한 사람 중에 학교도 제대로 못 나온 사람이나, 공부를 못했던 ‘잘 나가는 유튜버’를 기억하면서, 나도 될 수 있어!~~ 공부가 다는 아냐.

3. 긍정 호르몬이 오래가지 않는다.
먼저 단어 암기해 그러면 그들은 질문한다. “이것만 하면 되나요?” 긍정 호르몬의 유통기한이 3일이 아닌가 싶다. 3일 정도는 단어 테스트 용지에 잘 옮긴다. 신기하게도 4일째부터 단어 숙제는 안 해오고 “그담엔 뭐하죠?”
그래서 그들은 결국 어떤 패턴도 만들지 못하며, 가끔 동기부여를 받고 조금 공부하다 결국 그냥 다시 놓아 버린다.


심플하게 5000단어만 누적으로 외우자

필자는 학생들에게 힘주어 말하곤 한다. "얘들아 심플하게 5000단어 암기하고 일단 수능 2등급 받자!” 이렇게 얘기하면 수많은 영어 교육자들이 나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달리기만 잘한다고 축구 잘하나? 공을 다루는 능력은? 축구 개념은?

그들의 말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들은 영어에 대해서는 전문가 일지 몰라도 영어를 학습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열심히 외운 단어를 실전에 활용하는 구문과 독해 개념이 필요하지만, 수능 영어 필수 5000단어를 누적으로 외운 학생은 자기 스스로 2등급을 만들 수 있다. 결국, 그 아이들에게 심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커리큘럼을 주어야 그들이 행동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

수능 5000단어 프로젝트,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이것만 해보자. 하위권 애들도 공부가 너무 어려운 일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성공의 경험을 하게 되면 180도 달라진다. 드디어 그들에게도 패턴이라는게 생길 수 있다.

심플하지 못한 학생은 도와주고 싶어도 그 접점과 소통 그리고 solution 자체가 아주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합격의 기회를 잡으려면 자신의 삶을 심플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천천히, 하지만 단호하게.


장덕진 원장
목동 초,중등 전문 영어학원 디잉글리쉬

장덕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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