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상상 초월’ 혜택받는 미군

2021-06-01 12:15:22 게재
미군에 복무하면서 전사 실종한 군인들을 기념하는 '메모리얼 데이'를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각) 수천대의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미국 워싱턴 D.C. 링컨기념관을 지나며 전몰장병을 기리자 한 해병대 병장이 이들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UPI=연합뉴스


미국에서는 5월 31일이 메모리얼 데이다. 한국으로 치면 6월 6일 현충일이다. 한국처럼, 아니 한국 이상으로 미국도 호국영령의 숭고한 뜻을 기린다.

매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이 공휴일은 처음에는 남북 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무덤에 깃발과 꽃을 가져다 놓은 날로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모든 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과 그 밖의 다른 경우에 사망한 모든 사람들을 함께 추모하는 날로 바뀌었다.

미국은 국가에 봉사하는 미군들에게 상상 초월의 혜택을 제공한다. 끝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운영, 미군의 전투력을 세계 최강으로 유지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역 미군에 속하면 설령 외국인이라고 해도 기초군사훈련 기간 중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사병이 대학에 진학할 경우 학비 전액과 렌트비를 제공 받아 무료로 학위를 취득한 후 장교가 될 수 있다. 또 여행경비와 의료치료, 면세점 이용 등에서 큰 혜택을 받는다.

5월 마지막 날 메모리얼 데이를 맞은 미국은 조국과 세계의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지키다 희생하고 산화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현역 미군들에게도 최대한의 경의를 표했다.

미국은 135만 현역 미군과 44만 국가방위군을 비롯한 85만 예비군을 운용하며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135만 현역 미군 중 육군이 48만명으로 가장 많고 해군 35만명, 공군 33만명, 해병 18만명의 순이다. 미군 가운데 주한미군 2만8500명을 비롯해 16만명 이상이 현재 70여개국 800여곳의 군기지에 파견돼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135만 현역 미군들에게 입대부터 제대, 퇴역, 복무 중 전사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혜택을 제공한다.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모병시작부터 엄청난 혜택

통상 4년간 복무하는 사병의 경우 입대 시부터 사이버 전문가나 정보분석, 정보통신, 컴퓨터, 위성 등 특수병과 능력소지자들, 특수부대 지망자들을 중심으로 3000 ~1만5000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지급한다.

미국은 9.11 테러사태 직후 아프간·이라크 전쟁에 돌입하면서 미국시민이 아닌 외국인들에게도 미군 입대를 유도하기 위해 파격의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한인 등 외국인들에게 미군입대시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도중 영주권을 건너뛰고 미국 시민권을 곧바로 취득하도록 급행절차를 마련해 시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단된 ‘매브니(MAVNI )프로그램’이다. 유학생, 취업 비자로 미국에서 2년을 거주한 기록이 있으면 미군 입대시 영주권을 건너뛰어 미국시민이 될 수 있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영주권자에 한정해 5년 경과가 아닌, 입대 수주 안에 미국시민이 될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미군 급여를 살펴보면 이등병은 한달에 1950달러, 일병 2170달러, 상병 2650달러 를 받는다. 이들 미군 사병들은 지원병들이지만 보통 4년을 복무하고 제대할 것인지, 아니면 하사관, 장교에 도전해 장기복무할 것인지 결정한다.

입대한 지 6년 내지 8년이 되는 하사의 경우 한달 기본급이 3650달러, 중사는 4900달러, 18년 내지 20년 복무해야 하는 상사는 5550달러를 받는다. 사관학교 출신 소위는 3300달러로 시작해 중위 3800달러, 대위 5000달러의 기본급을 받는다.

임관 후 10년 내지 12년이 되는 소령은 한달에 7500달러, 중령은 9000달러, 대령은 1만2000달러를 받는다. 임관 후 22년에 보통 장군이 되는데 준장은 1만3000달러, 소장은 1만5000달러를 받는다. 월급 상한액은 1만6442달러로, 중장과 대장은 똑같이 최고치 월급을 받는다.

주거비는 지역별로 크게 다르지만 정부로부터 수천달러의 주거 렌트비를 전액 제공 받는다. 렌트비가 가장 비싼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한달에 5000달러가 넘는다. 반면 텍사스는 1500달러 정도면 된다.

사병, 무료로 대학 진학 장교가 된다

9.11 테러 이후 제정된 GI법에 따라 입대 후 4년 정도 복무한 상병은 각 대학의 ROTC에 지원할 수 있다. 여기에 합격하면 수업료는 물론 주거 렌트비까지 무료로 받으며 대학에 다닐 수 있다.

병사 본인이 아니더라도 배우자나 자녀가 학비와 렌트비 혜택을 사용할 수 있다. 학사학위를 취득하면 소위로 임관, 장교로 발돋움할 수 있다. 사병에서 장교가 되면 사병 복무기간을 인정해 준다. 소위로 임관하면 기존 복무 4년을 합산해 더 많은 월급을 받게 된다.

미군은 현재 주한미군을 비롯해 전세계 70여개국 800여개 군기지에 16만명이 파병돼 해외복무하고 있다. 이들에게도 기본 월급과 식비, 수당은 본토 근무 현역과 같다. 근무지 현지 시세에 따른 렌트비와 생활비도 지원된다.

주한미군의 경우 한국시세에 따라 한달에 1700달러 정도 렌트비를 지원받는다. 여기에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 비용으로 700달러, 생활비로 500달러를 매달 별도로 받는다. 도쿄 물가가 서울보다 비싸기 때문에 주일미군의 렌트비와 생활비는 더 많다. 그러나 해외주둔 미군들이 받는 주거비는 최대한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범위 안에서 렌트비를 책정해야 한다.

무료여행 무상의료, 제대 후 취업

해외주둔 미군은 여행에 드는 모든 비용을 지원받는다. 미군은 통상 2~3년에 한번씩 근무지를 옮긴다. 평상시 휴가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때 항공료 등 여행비용을 전액 지원받기 때문에 무료로 여행하는 셈이 된다.

미군은 일반의료와 치과 치료시 군병원을 이용할 경우 본인은 물론 직계가족이 거의 무료로 진료와 치료, 처방 받는다.

정보분석과 수사, 정보통신, 컴퓨터, 위성 등 특수병과와 특수부대 출신들 중 많은 이들은 제대시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에 취업하며 지역 경찰 등에서도 우대받고 있다.

사병에서 시작해 하사관, 준사관을 거친 이들이나 중령 이상 장교 등은 보통 20년 이상 군생활을 한다. 퇴역을 하면 연금을 받는다. 미군에서 제대하거나 퇴역하면 집을 마련할 때 ‘퇴역군인’(VA)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자기돈이 없이도 전액 융자가 가능하다. 반면 일반인들은 집값의 20%를 맨 처음 일시불로 내야 한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