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진이 어렵다'는 암환자, 온종합병원서 수술

2021-06-21 17:42:39 게재

박광민센터장, 혈관합병 절제 동반한 휘플수술로 종양 제거 … 대사치료 중

미국의 의료진들이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포기한 30대 재미동포 암환자가 부산 온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이 지난 6월 9일 10시간여 동안 일명 휘플이라고 하는 유문부 보존 췌두부십이지장 절제술(PPPD)로, 간문종양이 담도 간문맥 간동맥을 감싸고 있어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30대 재미동포 L씨의 췌장의 머리, 십이지장, 소장의 일부, 총담관과 담낭을 절제해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L씨는 2020년 3월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병원에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3차 수술로 암을 제거하려 했으나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통해 기대만큼 종양을 줄이지 못한데다 개복 후 혈관 재건이 어렵다는 집도의사의 의견으로 중도 포기하고 말았다.

세계 유수의 인터넷검색 엔진회사에 다니는 L씨 남편은 인터넷으로 수술 관련 뉴스들을 검색하던 중  '부산 온종합병원이 공격적인 수술로 여러 차례 수술 불가능한 환자에게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내용을 접하고는 2021년 4월 26일 새벽 1시(한국시간) 팩스를 통해 아내의 수술 가능여부를 온종합병원 고객지원센터에 타진했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L씨는 2주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끝내고 지난 5월 28일 온종합병원에 입원했다. L씨는 주치의인 박광민 센터장을 만났고, 서울아산병원과 온종합병원에서의 수술실적을 직접 대화로 확인하고 서로 신뢰를 쌓았다.

특히 박 센터장이 최근 25㎝ 거대 간암 수술을 시행했고, 4번의 재발과 수술로 17년간 생존하고 있는 60대 환자의 임상사례를 듣고 용기를 냈다. 박광민센터장은 사전에 식이치료 등을 통해 최상의 수술조건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박광민 센터장은 "수술 자체도 10시간이나 걸릴 만큼 어려운 데다, 의사인 나만 믿고 태평양을 건너온 환자와 두 자녀, 남편을 생각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으며, "살려고 하는 환자의 의지가 강한데다 가족들의 끈끈한 연대감까지 더해져서 환자가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반병실에 입원 중인 L씨는 앞으로 온종합병원에서 항암치료와 함께 대사 항암치료를 체계적으로서 받을 예정이다.

박광민 센터장은 "향후 두 종류의 원발암인 대장암과 담도암 재발에 대한 추적검사를 동시에 시행해야 해서 여전히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지만 최선을 다해 L씨를 치료하겠다"고 다짐했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앞으로 L씨처럼 한국에서 암 등을 치료받으려는 선진국 환자들의 입국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되면 의료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외국인 암환자 등 중증 질환자들을 적극 유치하려면 민관이 협력해서 대규모 암 치료·요양시설 등 의료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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