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불편한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 압박스타킹 착용으로 대응

2021-07-09 12:13:38 게재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군서 발병 잦아 … "합병증 예방 위해 지속 관찰 필요"

다리의 얕은 정맥이 늘어나 툭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는 혈관 건강 차원에서도 주의해야 하지만 청소년과 여성의 경우 다리 노출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질환이다.

당장은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다리에 통증이 있거나 저림 부종 손발 차가움이 나타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방치하면 과다색소 침착이나 피부경화, 피부궤양 등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단순히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은 정도로 가벼운 게 아니라 혈관 정맥의 이상이 드러난 것으로 주의해야 한다.

하지정맥류에 대한 적절한 대응법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서 있을 때 흔히 '힘줄이 튀어나와 있다'고 표현되는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가운데 피부 표면에 위치한 표재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부풀고 꼬불꼬불해진 상태를 말한다.



정맥 내부에는 혈액의 흐름을 조절하는 판막이 있다. 이 판막이 손상되면 혈액이 역류하면서 하지정맥류가 생긴다.

일반적으로 사타구니 부위에서 심부정맥으로 유입되는 대복재정맥, 무릎 뒤쪽인 오금 부위의 소복재정맥이나 종아리의 관통정맥 등 표재정맥의 큰 줄기 정맥판막에 기능장애가 생겨 피가 거꾸로 순환되면 종아리 부위의 혈관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정맥류는 하지정맥의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판막부전이 주요 원인이다.

조용필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남자보다 여자에서, 아이를 많이 출산할수록, 체중이 무거울수록 많이 발생한다.

특히 중요한 원인은 가족력, 경구 피임제 복용, 하루에 6시간 이상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 만성변비, 배변 혹은 배뇨장애 등 배의 압력을 높이는 만성질환, 몸에 너무 꽉 끼는 옷의 착용,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이다.

초기에는 외관상 미용적인 문제 외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점차 진행될수록 다리 피로, 화끈거림, 경련통, 부종 등 다양한 증상과 과다색소 침착, 피부경화, 정체성 피부염, 혈전정맥염, 피부궤양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2020년 약 21만명 정도의 환자가 병원 진료를 받았다.

◆의료용 압박스타킹 사용으로 예방과 관리 =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사람들은 정맥류가 다른 사람들보다 하지정맥류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방과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

한영진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기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의 다리 크기에 맞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박스타킹은 가능하면 아침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할 때부터 자기 전까지 착용하는 것이 좋다.

힘들다면 한곳에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서 있는 경우에는 꼭 착용하도록 한다. 특히 압박스타킹이 접히거나 구겨지면 특정 부위에 압력이 과도하게 작용해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항상 구김없이 정확히 펴서 착용해야 한다.

압박스타킹은 의료용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부위 압력이 100이라면 무릎 부위는 70, 허벅지 부위는 40 정도의 압박을 주어 정맥 부위를 강하게 압박해 정맥의 순환을 돕는다.

미용용 압박스타킹은 보기와 달리 정맥류에 따른 압박 정도를 조절하지 못해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가능하면 다리를 움직여 다리 근육에 의해 위쪽으로 혈류가 흐르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만약 하지정맥류가 의심되거나 발생하면 족욕이나 반신욕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족욕이나 반신욕은 정맥 확장을 유도해 역류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다리에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 진단을 받도록 한다.

◆정맥판단(정맥 판막) 기능 이상 확인하고 치료 방향 정해 = "아침에는 괜찮은데 하루종일 서서 일을 하고 나면 저녁에는 다리가 무겁고 심한 경우에는 신발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다리가 붓기도 한다. 다리 혈관이 좀 도드라져 보이는 것 같은데 정맥류일까?"

많은 환자들이 종종 하는 질문이다.

한 교수는 "지금은 아닐 확률이 높지만 나중에 정맥류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종아리 부위의 늘어난 혈관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다. 하지만 하지정맥류의 주요 원인인 판막부전이 동반된 경우는 다양한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정맥 판막 부전의 증상으로는 다리의 통증, 피로감, 작열감, 무거움 등이 있다.

근골격계 신경계 동맥계 등의 장애에 의해서도 하지정맥류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도플러초음파를 통해 대복재정맥, 소복재정맥이나 관통정맥의 역류를 확인하며 가지 정맥들이 늘어나 있으면 정맥류로 확진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증상이 한쪽 다리에만 있는 경우에도 초음파 검사는 반대쪽까지 시행한다. 이때 판막부전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정맥류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정맥 역류가 0.5초 이상 지속할 경우 수술할수도 = 김정환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판막의 기능 이상으로 인한 것이어서 압박스타킹 착용은 증상을 호전시키는 역할은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검사를 통해 혈관 초음파 검사 상 정맥 역류가 0.5초 이상 지속될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과거에는 미세절제술을 이용해 피부를 직접 절개하고 혈관을 빼내 수술했다. 최근에는 레이저 고주파와 의료용 약물을 주입하는 등 간단한 시술로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혈액 역류는 복재정맥이라는 굵은 정맥에서 발생한다. 이 정맥을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 태워 폐쇄하거나 약물을 주사해 혈관을 경화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절개할 필요없이 혈관 부위에 작은 주삿바늘만 삽입해 진행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보다 훨씬 간단하고 출혈과 부작용의 위험이 없다. 다만 수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든다.

만약 병이 많이 진행되어 복재정맥이 심하게 확장되거나 구불구불해지는 경우, 또는 피부밑의 혈관이 심하게 튀어나온 경우는 절개를 통해 정맥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압박스타킹 등 보존요법을 사용할지 적극적인 치료접근을 할지 판단해야 한다.

한편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원장(한의학박사)는 "한의약 처방은 정맥류가 생기게 된 근본 원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정맥류 주위의 경락과 경혈에 침치료나 약침치료를 진행하고 다리 길이를 맞춰주는 추나교정치료, 어혈을 풀어주는 처방을 하기도 하며, 원기를 보강하는 한약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외관상 하지정맥류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몸안 이상상태를 바로잡아야 한다.

[관련기사]
하지정맥류에 효과 좋은 '단호박'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