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시대 통신품질 DNS가 좌우한다

2021-09-06 11:09:22 게재

<도메인 네임 시스템>

국가도메인서비스 가용성 목표 99.9999% … 코로나19로 사용량 크게 늘어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에어비엔비 델타항공 브리티시항공 코스트코 등 대형 글로벌 기업 홈페이지가 1시간 20분 동안 먹통이 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해킹이나 하드웨어 장애가 아닌 도메인네임서비스(DNS) 오류가 원인이었다.

이에 앞서 6월 8일에는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와 같은 유명 언론사부터 아마존, 깃허브, 미국 백악관, 영국정부 사이트 등이 1시간여 동안 접속이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이들 사이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라우드서비스 업체 패스틀리의 콘텐츠 전달 네트워크(CDN)에 문제가 생겨 접속장애가 발생한 것이었다. CDN은 DNS에 기반 한 서비스다.


이처럼 DNS 오류가 대형 인터넷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사용자가 인터넷을 사용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반드시 접속하는 것이 DNS 서버이기 때문이다.

◆문자 인터넷주소를 숫자 주소로 변환 = 인터넷 사용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어떤 사이트나 정보에 접속하기 위해 브라우저나 앱에서 문자로 된 도메인 이름(예 : 내일신문, www.naeil.com)을 넣거나 클릭을 한다. 하지만 컴퓨터 스마트폰 등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기기는 숫자로 된 IP주소를 통해 인터넷사이트를 찾아간다.

이때 필요한 것이 DNS다. 도메인이름(www.naeil.com)을 IP주소(211.115.91.68)로 변환해 주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가 브라우저나 앱에서 무엇인가를 찾아가기 위해 입력하거나 클릭을 하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것이 DNS 서버다. 인터넷 사용의 첫 관문인 것이다.

도메인은 국가를 표시하는 .kr .us 등으로 끝나는 국가도메인과 .com, .net 등으로 표시하는 일반도메인으로 나뉜다.

국가도메인은 각 국가별 인터넷정보센터(NIC)가 관리한다. 한국 국가도메인은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관리한다. 일반도메인은 미국 영국 등에 있는 개별 기관이 관리한다.

한편 세계 인터넷주소자원관리 최상위 기관은 인터넷 공동체의 합의에 따라 미국에 있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다.

◆5중 백업체계 구축 국가 통신망 중단 막는다 = 앞 사례에서 본 것처럼 국가DNS가 오류가 나면 국가 인터넷망 자체가 중단된다.

이에 따라 .kr로 끝나는 국가 도메인을 관리하는 KISA는 안정적인 국가DNS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전남 나주 KISA에 있는 원본 DNS서버에 5중 자동백업시스템을 구축했다. 정전 대책으로는 독립된 변전소 2곳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무정전전원장치(UPS)는 서울 본원에서 운영할 때 보다 4배로 확대했고, 자체발전기도 1대에서 2대로 늘렸다.

24시간 보안관제는 물론이고 내부 업무용 인터넷망과 완전히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서버 접근도 인가된 인원을 제외하고는 철저히 통제한다.

임준형 KISA 인터넷주소기술팀장은 "가용성 99.9999%를 목표로 국가DNS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서비스 중지 시간을 1년에 1분 미만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DNS 응답시간에 지연이 발생하면 이용자가 체감하는 인터넷 접속품질이 떨어지게 된다"며 "인터넷 응답속도 0.001초 5G 통신품질이 국가DNS에 달려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KIS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25억건인 국가DNS 질의 규모를 고려할 때 DNS 질의응답 평균 지연시간을 0.1초 줄이면 국가 도메인 이용자들이 연간 총 6만9400시간의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KISA는 국가DNS 서버를 나주 본원 3개를 비롯해 국내 12개, 해외 3개(베이징, 프랑크푸르트, 상파울로) 등 15개를 운영하고 있다.

◆재택·원격수업으로 DNS 질의량 16.7% 증가 = KISA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DNS 질의량은 일평균 25억2000만건으로 전년대비 약 16.7%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재택이나 원격수업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32억건의 하루 질의량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이후 국가DNS 증가는 외국도 마찬가지다. 네덜란드의 경우도 학교폐쇄와 재택근무 시행 이후 DNS 질의량이 약 10% 증가했다.

임준형 팀장은 "국가DNS 질의량이 최근 5년간의 증가추세를 유지할 경우 2024년을 기점으로 일 평균 질의량이 30억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 비대면서비스 확산과 5G 대중화에 따라 DNS 질의량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인터넷주소 정책결정을 민간 전문가가 주도하는 내용의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를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로 확대 개편, 다양한 이해 관계자 참여 보장, KISA에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 설치 등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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