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대책, 시민들 나섰다

2021-12-03 11:33:14 게재

서울시 아이디어 공모

622건 참여·높은 관심

1인가구 대책 마련에 시민들이 나섰다. 속도가 더딘 관련 공공 주도 1인가구 정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시는 최근 시민이 제안하고 시민이 투표하는 1인가구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622건 제안이 접수됐고, 이 중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한 20건에 대해 온라인 시민 투표를 실시했다.

1인가구의 정서적 고립감 해소와 생활 편의를 지원하자는 제안이 주를 이뤘다. 우리동네 외로움 대피소가 대표적이다. 늘어나는 고독사를 막기 위해 외로움을 피할 곳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대피소에서는 전문적인 상담과 정신적 지원을 제공한다. 제안자는 "사회적 낙인이 찍힐까봐 전문 상담시설에 접근하기 어렵고 상담만으로는 외로움이라는 근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공간이 있다면 굳이 상담사가 아니어도 외로운 사람끼리 공감, 친구관계 형성을 통해 고립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속터뷰 공간'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다. 고해성사식 혹은 암막블라인드 방식 등으로 혼자 사는 시민이 느끼는 감정적 공허함, 결핍, 고민거리, 마음속 응어리를 속 터놓고 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아이디어다.

혼자 사는 사람이 겪는 일상 문제에 주목한 제안도 있다. '1인가구생활문제 해결사'다. 혼자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생활문제를 근거리에서 이른바 '홍반장'이 해결해 주는 생활 서비스를 말한다. 무상 혹은 통상 비용보다 낮은 금액으로 제공하자는 의견도 덧붙였다.

안전, 혼자 사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불편 해소도 과제로 떠올랐다. 편의점 안심배달서비스는 내 집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택배의 분실·도난을 막기위한 아이디어다.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을 연계해 배달음식이나 택배를 수령하는 방식이다.

집을 비웠을 때 등기나 주요 택배, 가스점검 등이 나오면 곤란을 겪는다. 이때 공공이 인증한 대리인이 관련 업무를 대행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제안(안심 홈키퍼)도 나왔다. 출장 등 급한 용무로 집을 비우는 경우 호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전체 가구의 35.9%가 1인가구로 나타나는 등 관련 정책이 시급하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서울시는 현재 1인가구 특별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1인가구지원조례는 2016년에 이미 만들어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1인가구 정책은 부서 하나를 만들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3가구 중 하나가 1인가구인 만큼 행정 패러다임 자체를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1인가구 문제를 청년 문제와 동일시 하지만 고령층이 절반을 차지하고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등 단기간에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간 정책에서 소외됐던 중장년 1인가구 지원대책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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