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손 맞잡으면 이웃 삶의 질↑

2021-12-06 11:54:03 게재

성북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민이 서로 도우며 주민 삶이 질을 높이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다.' '복지 대상자와 일상을 공유하는 이웃의 관심·접근에 따라 삶에 변화가 생긴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주민들의 약속이다. 종암동뿐 아니다. 성북구 내 20개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민들이 지난 10년 성과를 토대로 이웃과 스스로를 위한 '10년 더' 활동을 약속했다.

이승로(오른쪽) 성북구청장이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성과 공유회에서 참여한 위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성북구 제공


성북구는 지난 2011년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동단위 협의체를 꾸렸다. 중앙과 지방 예산을 투입해도 틈새가 생기는 복지전달체계를 튼튼히 하기 위해 주민들이 나서야 한다는데 공감한 것이다.

지금은 500여명 위원이 144개 동별 맞춤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취약계층 주민과 생일을 맞은 노년층에 반찬과 과일을 지원하는 종암동의 '반찬 하나 과일 하나', 기부받은 고품질 의류를 저렴하게 판매해 나눔기금을 조성하는데 보태는 장위2동의 '장위의상실' 등이다. 석관동은 어버이날이면 더 외로울 홀몸노인에 콩나물 재배용 기기와 제철 과일을 담은 '효담은 꾸러미'를 선물한다.

성북구는 지난 2일 '2021년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성과 공유회'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뛰는 주민 30여명이 참석, 올 한해를 돌아보며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자리였다.

정릉시장에서 '청년식당 문간'을 운영하는 이문수 신부가 특별 강연으로 함께 했다. 문간은 3000원짜리 김치찌개에 밥을 무한제공하면서 청년들이 배를 채우고 스페인 산티아고와 제주 올레를 함께 걷는 '희망로드'나 달빛영화제를 통해 체력과 공동체의식을 키우도록 지원한다. 노년층 그림책 자서전을 만들기나 연탄배달 봉사, 기부받은 쌀 나눔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도 소통한다.

이 신부는 "봉사자는 봉사자를 필요로 한다"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활동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도 많지만 뜻하지 않게 오해를 사거나 힘든 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같은 봉사자들에게 털어놓기만 해도 서로에게 의지가 된다"고 조언했다.

성북구는 '이웃사랑돌봄' '따뜻한나눔' '행복나눔실천' '관심나눔살핌' '희망나눔사랑' 5개 분야로 나누어 동별 협의체 위원들의 한해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윤재성 협의회장은 "지난 10년 잘 해왔으니 다음 10년간 이웃들이 불편을 덜 느끼도록 일할 방법을 찾아보자"며 "이승로 구청장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하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본격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20개 동에서 진행한 대표사업을 엮어 '2021 당신이 있어서 우리의 일상은 행복합니다' 사례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코로나19로 많은 게 멈추고 중단됐지만 복지분야는 끊임없이 움직였다"며 "2022년 성북구 예산 가운데 사회복지비 비중이 55% 가량인데 주민들 체감비중은 70~80%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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