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한은 금통위, 1월 기준금리 인상 유력"

2022-01-12 11:17:05 게재

시장금리 채권심리 악화

산업생산 심리 대폭 호전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증권가 전문가들은 2월보다 1월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채권전문가 57%는 1월 금리동결을 예상했지만 2월 시장금리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대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채권 전문가 57명 동결 예상 = 12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2년 2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68개 기관 100명(외국계 1개 기관, 1명) 증 57명은 1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응답자 중 43명(43%)는 "3월 대선을 앞둔 부담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월이 아닌 1월에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채권전문가 68개 기관 100명(외국계 1개 기관, 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시장금리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대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월 금리전망 BMSI는 57.0로 전월 71.0보다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시장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2월 국내 채권시장 금리전망은 금리상승 응답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 BMSI는 물가하락에 5명, 물가상승에 28명 응답했다. 전월대비 2.0p 하락한 77.0(전월 79.0)로 물가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대비 보합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은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대비 2.5%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고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이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1분기 추가 기준금리 인상 요인을 감안해 2월 물가상승 응답자는 28%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환율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대비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BMSI는 환율하락에 12명, 환율상승에 34명 응답하여 전월대비 4.0p 상승한 78.0(전월 74.0)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대비 대폭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생산지수 및 소비자심리지수 BMSI는 104.0(전월 68.0)로 산업생산지수 보합에 84명, 산업생산지수 하락에 10명이 응답했다. 소비자심리지수 BMSI는 113.0(전월 112.0)으로 소비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대비 보합인 것으로 나타났다.

◆2월보다는 1월 인상이 적절 = 한편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부분 14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이 추가 금리인상 시점을 2월이 아닌 1월로 꼽은 이유는 예상보다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2%)를 한참 웃도는 2.5%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2.5%로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새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또한 1850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으로 누적된 금융불균형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1월 금리인상 명분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김준영 흥국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한은의 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빠르고 강하게 회복한 고용시장과 '일시적'이지 않은 물가 앞에서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 스케줄을 빼곡하게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기적으로도 1월 인상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2월 24일 열리는 금통위는 대선을 2주도 안 남긴 시점이며, 4월 14일 열리는 금통위는 대선 후보가 정해지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는 시점, 차기 총재가 취임한지 2주가 겨우 지난 시점이기 때문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 및 물가 안정 목적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2월보다 1월이 좀 더 유력하다"며 "2월로 갈수록 추가 금리 인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경기 여건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확인해야할 부분은 연준의 긴축에 대한 입장"이라며 "이미 한국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했기 때문에 따라갈 필요는 없고 자국의 상황에 의해 움직인다는 발언을 내놓았으나 상황이 달라진 만큼 태도의 변화가 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관련해 매파적 시그널을 보일 가능성은 적지만 추후 인상 가능성이 살아있는 만큼 금리 상승세는 쉽게 진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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