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터가 새로운 오일이다

2022-03-08 10:36:10 게재
성제훈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

데이터를 흔히 '새로운 원유'(Data is the new oil)라고 한다. 이 말은 2006년 영국의 수학자 클리브 험비(Clive Humby)가 처음으로 썼다. 그후 2017년 이코노미스트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자원은 더 이상 석유가 아닌 데이터'(The world`s most valuable resource is no longer oil, but data)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를 만들 듯이,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가 큰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이것은 적절한 비유라고 본다.

공공데이터, 민간 신규사업 지원

일반적으로 국가가 가지고 있거나 관리하는 데이터가 민간보다 훨씬 많다. 이러한 데이터를 개방하면, 민간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공공데이터를 선제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공공데이터를 국민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제공하는 운영 현황을 파악하고자 매년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실태 평가'를 실시한다.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548개 기관이 대상이다. 데이터 개방, 활용, 품질, 관리체계 등 5개 영역 16개 지표로 평가해 우수기관을 선정한다. 최근에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의 기관별 운영 실적을 평가해 그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8년도 첫 평가 이후 우수기관 비율은 2019년 23.1%에서 2020년 32.0%, 2021년 33.9%로 매년 꾸준히 늘어났다. 영역별로 보면 공공데이터 개방의 적극성 등을 평가하는 개방영역이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민간의 공공데이터 활용 지원 성과를 평가하는 활용영역도 지난해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데이터 개방을 통해 민간의 신규 사업 창출을 지원하고, 개방 데이터의 활용 및 이용현황 분석을 통해 민간의 공공데이터 활용도를 제고시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민·기업 원하는 데이터, 선제 개방해야

이번 평가에서 농촌진흥청은 92.74점을 받아 우수기관으로 평가됐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노지, 시설, 축산, 연구 분야 1882개소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빅데이터 관리시스템을 통해 분석·처리해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어 개방했다.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해 생산성 향상 모델을 만들고 실제 토마토 재배 농가에 적용한 결과 생산량은 최대 13.7% 증가했고, 매출은 10아르(1000㎡)당 7079만원에서 8625만원으로 늘었다.

농진청이 보유중인 데이터를 민간기업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스마트팜 모델, 농업기술 교육 동영상 등을 농협조합원을 위한 '오늘농사' 앱에 연계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그린랩스, 아이들 등 민간 새싹기업(스타트업)들은 토양 데이터, 기상정보 등을 연계해 자사 회원을 대상으로 서비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높게 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원유와 마찬가지로 데이터는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지만, 데이터가 잘 분석되고 다른 관련 데이터와 연결되었을 때 그 가치는 값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래서 국민과 기업이 원하는 공공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개방해야 한다. 그 길이 바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나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