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상승에 가공식품 들썩 … 밥상물가 '위험수위'

2022-08-19 11:27:31 게재

식용유·참치 이어 버거·유제품 줄인상

곡물가 상승, 라면 등 제품값 묶기 한계

밥상물가가 위험수위에 다다른 모습이다. 치솟은 채솟값에 가공식품값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한끼 식사조차 챙기기 버거울 정도다. 좀체 꺾이지 않는 곡물 수입가로 식료품값 인상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가공식품값 '묶어 놓기'도 한계에 왔다는 얘기다.

19일 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가공식품값이 줄줄이 상승하고 있다.

hy(옛 야쿠르트)는 전날 야쿠르트 라이트 등 제품값을 10% 인상키로 했고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40개 메뉴 가격을 18일부터 평균 5.5% 올렸다. 이달부터 CJ제일제당 동원F&B 사조 오뚜기 등 대형 식품회사는 식용유와 참치캔값을 10% 이상씩 올려 판매하고 있다. 외식값에 이어 밥상에 오르는 가공식품값마저 고삐풀린 듯 오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채솟값마저 뛰고 있는 상황이어서 밥상물가 폭등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7일 기준 고랭지 배추 가격은 포기당 6865원으로 1년 전 4466원보다 53.7%, 고랭지무(1개)는 3118원으로 1년 전 2181원보다 42.9% 각각 올랐다. 문제는 3분기에도 곡물 수입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점이다.

농경연은 밀 옥수수 쌀 등 2분기 고점을 나타냈던 국제 곡물가격이 3분기 수입가격에 반영되면서 3분기 곡물 수입가격은 2분기보다 16%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식품업계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3∼78%에 달해 재룟값 부담 증가는 제조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농경연 설명이다. 하반기에도 곡물 수입단가 상승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 압력은 지속될 수박에 없는 셈이다.

실제 지난 9년간 제품값을 한차례도 인상하지 않은 오리온마저 최근 제품값 인상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국내 영업실적에서 적자를 낸 농심 등 라면업계 역시 라면값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 초기 땐 식료품값 조정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면서도 "총대를 매는 기업이 나타난다면 식료품 가격인상이 도미도처럼 터져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9월 8일까지 보름간 추석 명절 일일물가조사를 실시한다. 한시적이나마 소고기 밀가루 치킨 등 성수품과 주요 개인서비스 품목 가격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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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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