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프놈펜에서 바라본 아세안 정상회의

2022-12-16 11:07:11 게재
박흥경 주캄보디아 대사

지난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제40차, 제41차 아세안 정상회의 및 관련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최되는 첫 대면 아세안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기침체 등 세계적인 도전과제에 직면한 시기에 개최되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회의는 아세안 회원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 등 대화상대국 정상들도 함께 모이는 글로벌 외교의 현장이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첫 아세안 회원국 방문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일이었다.

11월 11일 개최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정부 최초로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고, 우리의 높아진 위상에 맞게 역내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우리의 인태전략 비전 하에서 아세안에 특화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소개하고, 한-아세안 관계를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을 공식 제안하였다.

프놈펜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국, 일본, 중국)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 아세안 차원의 다자회의 참석 외에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미국, 일본과의 양자회담, 한미일 정상회담까지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우리의 높아진 위상에 맞게 다른 국가들이 우리의 역할에 대해 보다 높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은 금년이 양국 재수교 25주년이라는 점에서 또한 큰 의미가 있다. 양국은 지난 1975년 캄보디아에 크메르루즈 정권이 수립되면서 단교했던 아픈 역사가 있다.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 제2총리로 재임 당시인 1996년 한국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하여 양국 재수교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1997년 10월 30일 양국은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재수립했다.

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25년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양국 교역량은 17배 증가했고, 한국은 캄보디아의 제2위 투자국이 되었다. 현재 300개 이상의 우리 기업이 캄보디아의 의류, 금융, 건설, 농업 분야에 진출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달 초 한-캄보디아 FTA가 발효됨에 따라 양국간 교역 및 투자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길지 않은 재수교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은, 그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최선을 다해온 캄보디아 동포사회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동포간담회를 통해 캄보디아 동포사회의 활동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 우호관계 강화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주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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