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전문기관 "제주2공항 입지 부정적"

2023-03-15 10:53:57 게재

심상정 의원 "부정적 의견에도 환경부 승인" … 환경부 "입지 부정 아냐"

지난 6일 환경부는 "국토부가 제출한 제주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반영해 '조건부 협의'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전문기관들의 검토의견은 '제2공항 입지로 지목된 성산읍은 공항으로서의 입지타당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환경부는 "국토부가 제출한 제주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반영해 '조건부 협의'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전문기관들의 검토의견은 "제2공항 입지로 지목된 성산읍은 공항으로서의 입지타당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남준기 기자


심상정(정의당·고양갑) 의원은 14일 6개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표로 종합해 공개했다. 6개 전문기관은 한국환경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태원 국립생물자원관 한국환경공단 국립수산과학원고래연구센터다.

이 가운데 한국환경공단은 '검토의견 없음'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나머지 5개 기관은 각각 전문 분야에 대한 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근본적인 입지 적정성 문제가 제대로 검토되지 못하고 있음(항공기-조류 충돌위험과 생태적 보존가치 상충) △비행안전 대책과 조류 보호대책을 같이 수립해야 하는데 독립적으로 수립 △항공기-조류 충돌수가 제주공항보다 최대 8.3배에서 최소 2.7배 높음 △항공기 충돌 위험이 높은 종은 평가에서 제외 △2019년 이후 주민의견 수렴 없음 등의 검토의견을 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멸종위기 맹꽁이 서식지 소실 불가피 △두점박이사슴벌레와 애기뿔소똥구리 관련 저감방안 없음 △숨골 훼손 대책과 우수 숨골에 대한 보전방안 없음 △공항 개발로 인한 취수 증가 영향에 대한 검토 없음 △소음 관련 거주 주민들의 수용성 검토 필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 맹꽁이 서식지 산재(맹꽁이는 포획 어려움. 개체수 규모 산정과 안정적 이주 방안 부재) △조류 서식지 훼손 최소화 위해 개발면적 및 공항시설 배치 등 조정 필요 △숨골지역 훼손 불가피한 것으로 제시(저감방안 부적정, 사업규모 검토 필요)

국립생물자원관은 △조류 서식지 조사 면적이 적어서 이를 바탕으로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오류 △공항마다 출현하는 조류 종과 개체수가 다른데 일률적용, 충돌 가능성 평가 부정확 △공항 조성으로 대규모 초지가 만들어질 경우 새롭게 유입되는 조류에 대한 예측 필요 등의 의견을 냈다.

국립수산과학원고래연구센터는 △조류 4종 10개체의 위치 추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미흡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남방큰돌고래 영향 조사 없음 △수중소음 조사방식 보완 필요(항공기 운항 시간대 구분 비교 등) △공사 과정에서 오염수가 바다에 유입될 경우 발생하는 영향 파악 없음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이창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과장은 15일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의 입지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정인데 검토기관들은 환경영향평가에서 검토할 저감방안들을 의견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부정적 표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입지타당성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란 것을 확인했고, 이는 전문검토기관 회의에서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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