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4호기 환경평가 '부실' 확인

2023-03-28 11:03:25 게재

녹색연합, 환경부와 KEI 검토의견 확인 … 온배수 4계절 조사, 멸종위기종 보호 등

신한울 원전 3·4호기 환경영향평가(재협의, 초안)에 대해 환경부가 △법정보호종 생물에 대한 추가조사 △온배수 영향 4계절 정밀조사 등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2월 24일 이같은 검토의견을 한국수력원자력에 전달했다.

녹색연합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의당 이은주 의원과 류호정 의원이 입수한 환경부와 한국환경연구원(KEI)의 검토의견을 분석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연구원(KEI) 검토의견도 원문 그대로 올렸다.

환경부는 울진 북면에 이미 8기의 원전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3·4호기가 추가로 가동될 경우 온배수가 해양에 미치는 누적 영향을 검토할 것을 지적했다.

또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대폭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 환경부는 또 "공사시 '수달' '원앙' '삵' '흰목물떼새' '가시고기' '한둑중개'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생식물 식재 △수변식생 조성 △자연형 하천정비 △모니터링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제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삵'은 계획부지에서 확인됐고 인근 산림과의 연결성을 고려할 때 '담비' 등 법정보호종 출현이 예상된다. 환경부는 "야간공사 지양, 먹이원 영향 최소화 방안에 더해 생태영향 저감시설 설치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라"고 제시했다.

환경부는 온배수 확산과 관련해 현재 여름과 가을 조사만 수행한 점을 지적하고 겨울과 봄 두 계절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계절별 수층별 온배수 확산 영향이 다르므로, 4계절 모니터링을 통해 온배수 확산에 따른 저감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사업예정지 인근에 다수의 원전(울진원전 1~6호기, 신한울 1~2호기)가 이미 운영 중에 있어 사업 시행시 해양환경에 누적적 영향이 예상된다"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온배수와 폐수 등 오염물질이 주변 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라" 등이다.

한국환경연구원(KEI)도 검토의견에서 "중점 조사대상은 해산어류 및 수산생물에 대한 조사"라며 "현재 제시한 영향예측 결과는 매우 형식적이어서 정확한 조사결과에 근거해 온배수 배출에 따른 영향 및 변화를 예측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협의 당시 양호한 식생지역을 원형 그대로 보전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환경부는 "기존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과 같이 임상이 양호한 산림은 최대한 원형보전해서 생태축 기능을 높이라"고 제시했다.

황인철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28일 "환경부의 검토의견을 보면, 애초 4계절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이 공사재개 기한을 단축하기 위해서였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또 "이미 8기의 원전이 위치한 울진에 또다시 추가로 원전2기를 건설하는 것 자체가 생태계와 주민 삶에 부정적 영향을 누적해 일으킬 것이므로, 신규핵발전소 건설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한울 원전은 문재인정부에서 재검토가 이루어졌고 윤석열정부에서 재개 수순을 밟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초기에 현장조사 기간을 4계절로 설정하지 않아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단축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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