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사관학교, 제대로 탄력받았다

2023-04-06 10:34:01 게재

핀테크·인공지능 무료교육, 취업률 75%

교육과정 기업 참여, 모집경쟁률 4대 1

영등포(1·2기) 78%, 금천(1기) 70%, 마포(1기) 70% 취업.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가 청년 취업 활로로 주목받고 있다. 금천캠퍼스에서 한 학생이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재무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양성과정'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불황과 일자리 부족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양질의 무료교육과 기대 이상 취업률로 주목받고 있는 청년취업 교육기관이 있다. 공공이 하면 별 볼일 없다는 편견을 깨고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는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영등포 금천 마포 용산 강동 동작 강서 등 모두 7곳이다. 올해 안에 종합형 3곳, 특화형 5곳을 더 늘린다. 시는 높은 지원율과 취업률을 감안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서울 전 자치구마다 청년취업사관학교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교육과정 설계를 비롯해 강사 선정, 프로그램 기획까지 기업 의견이 대거 반영된다는 점이 취업률 향상에 밑거름이 됐다. 교육 따로 취업 따로가 아닌, 청년들을 채용할 기업들 의견이 반영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취업으로 이어진다.

교육과정은 깐깐하게 운영된다. 최신 IT 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등장하는 만큼 시류에 뒤처지거나 일자리 연계 노력이 미흡할 경우 폐강된다. 수료율 만족도 취업률 학습효과 등을 평가기준으로 삼아 수시로 재설계가 이뤄진다. 기업주문형 과정은 일정 취업률에 미달할 경우 페널티도 부여된다.

수업 부담은 만만치 않다. 7개 캠퍼스에 총 90개 과정이 개설돼있다. 소프트웨어 8개 분야, 디지털 전환 4개 분야, 산업+디지털 접목 과정, 기업주문형 특화과정 등으로 구성된다.

청년취업사관학교가 현장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평가받는 대목은 인문계를 졸업한 취준생을 위한 '디지털 전환교육(DT:Digital Transformatoin)'이다. 비전공자 교육생에게 마케팅, 기획 등 기존 능력과 디지털 역량을 더해 취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교육 과정 취업률은 74%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인문계 졸업생도 디지털 분야 취업이 가능하다는 게 확인된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매칭데이(Matching Day)도 취업률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기업과 구직자가 청년취업사관학교에서 직접 만나는 방식이다. 지난해 청년취업사관학교는 기업은행·인공지능협회와 공동으로 실제 구인 수요가 있는 기업을 모아 교육생과 만나는 일자리 연계행사를 6차례 개최했다. 교육생 186명과 175개 기업을 이어준 결과 138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빡빡한 교육과정,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모집 시 시험을 치른다. 필기와 간단한 코딩 등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본지식을 갖춰야 한다. 일각에선 무료 교육이라는 점 때문에 강의 품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시의 입장은 다르다. 강의 갯수, 개설과목, 품질 등 같은 교육을 시중 교육기관에서 받을 경우 800만~900만원에 해당한다고 자체 추산 결과를 밝혔다. 빠른 성과는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모집한 3기 수강생 모집의 경우 캠퍼스별 평균 경쟁률이 3.96대 1에 달했다.

시는 오세훈표 대표 청년정책인 취업사관학교를 빠르게 늘릴 예정이다. 올해에만 2300명의 학생을 청년취업사관학교에서 디지털 인재로 양성하고 이들 중 75% 이상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다.

시 관계자는 "단순 취업뿐 아니라 수료생이 창업한 회사에 후배들이 취업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교육생끼리 운영하는 학습 동아리가 45개팀(245명)이나 되고 교육생들로 구성된 창업 동아리(41명)가 만들어지는 등 선순환 구조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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