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호수·강에서 그린수소 생산

2023-04-28 11:02:20 게재

IBS 나노입자연구단

광촉매 플랫폼 개발

바다 호수 강 등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손쉽게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연구단 김대형 부연구단장과 현택환 단장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고 수준 그린수소 생산 성능을 갖춘 물에 뜨는 광촉매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브라운·그레이·블루·그린수소로 나뉘는데, 그린수소는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수소에너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친환경과 효율 높은 수소 생산공정이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주로 고온·고압에서 천연가스와 수증기를 반응시켜 수소를 만드는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 방식을 활용해 왔는데,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비해 광촉매 기반 수소 생산법은 태양광을 흡수해 물에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방식이라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광촉매를 이용한 수소생산은 아직 상용화에 이르진 못했다.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려면 가루 형태 광촉매를 필름이나 패널 형태로 제작하고, 이를 물속에서 작동시키기 위한 별도의 용기 그리고 물 밖으로 수소를 내보낼 장치 등이 추가로 필요해 수소 생산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물에 뜨는 젤을 광촉매에 결합해 물 표면에서 수소를 생산해 태양광도 최대한 활용하고, 수소도 바로 포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이중 층 구조로 상층은 광촉매층, 하층은 부력을 제공해 물에 뜨게하면서 물을 흡수하고 전달하는 지지층으로 이뤄졌다.

이런 형태는 물 표면에서 작동하면서 수소가 다시 물로 바뀌는 역반응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고, 광촉매가 물속에 잠기지 않아 빛의 감소나 산란 없이 태양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한 플랫폼은 1㎡ 면적에서 시간당 약 4ℓ수소를 생산해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성능은 광촉매를 이용한 방식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다양한 미생물·부유물이 섞여 있는 열악한 바닷물 환경에서 2주 이상 장시간 구동했을 때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실렸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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