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럽과 우리나라 시멘트공장 차이

2023-07-05 16:58:17 게재
정지현 한국환경기술사회 회장

최근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멘트공장을 둘러 본 기자들의 기사들이 연일 보도됐다. 환경분야 전문가인 필자는 20여개에 달하는 언론 매체의 보도 내용을 보면서 한국 시멘트산업과 다른점을 느꼈다.

첫째는 '녹지공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풍경'으로 표현된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시멘트공장은 유럽 시멘트공장의 운영수준과 국가의 환경관리체계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깨끗한 시멘트공장 주변 모습은 압권이었다.

혹시 목장의 사료저장고 사일로가 아닌가 할 정도로 시멘트공장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고 그냥 푸른 초원위의 목장이라고 표현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우리나라 시멘트공장은 어떤가. 분진과 오염물질로 주변 주민과 계속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두번째는 유럽은 가장 말 많은 온실가스이면서 미세먼지물질 질소산화물을 저감하기 위해 대부분 시설에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를 이미 수십년전부터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선제적 대응은 그들의 앞선 기업가정신과 환경마인드가 반영됐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매우 부러운 환경이다.

또 그들이 시멘트공장을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세가지는 지역사회 환경단체 직원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시멘트업계는 지역 주민들과 소통에 적극적인가. 대기오염과 폐기물 등 환경개선에 무슨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물어보고 싶다.

언론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유럽의 경우는 대부분 시멘트공장이 소성로 1~2기를 운영하며 최소량의 순환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강원 충북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7개사 시멘트공장 생산능력은 독일 피닉스 1개사의 100배가 넘는 6000만톤이 넘는다.

특히 관리실태는 유럽과 비교 했을 때 부끄러울 정도로 낙후된 수준이다. 효율이 매우 낮은 기술인 선택적비촉매환원설비(SNCR)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접근 중인 상황이다.

언론보도에 국내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로 바꿔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고 당당히 발언해 환경개선 의지를 의심케 한다.

제일 안타까운 것은 국제시멘트콘크리트협회 토마스 길롯 회장의 발언이다. 길롯 회장은 국내에서 지적돼온 '쓰레기 시멘트'에 대해 '멍청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길롯 회장이 국내 시멘트공장 현실을, 유럽기준보다 훨씬 느슨한 우리나라 배출기준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길롯 회장은 아마 우리나라 시멘트공장이 유럽 시멘트공장처럼 관리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환경기술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장으로 국내 시멘트업계의 뼈를 깎는 자성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앞장서서 선진화된 시멘트 시설의 운영체계와 제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우리나라 시멘트공장이 언론에 보도된 유럽 시멘트공장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