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 남부의 구호차단은 '종말론적' 상황"

2023-12-06 10:41:58 게재

구호품 가도 배포 불가능

WFP "재앙적 위기" 성명

유엔의 최고 구호 관계자는 가자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북부에서와 마찬가지로 파괴적이어서 종말론적인 상황을 조성하고, 의미있는 인도주의적 작전 가능성을 종식시켰다고 5일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5일 마틴 그리피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긴급구호 책임자인 마틴 그리피스는 전체 국제구호단체를 대표해, 계속되는 공세로 인해 구호 활동가들이 230만 가자지구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을 빼앗겼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의 주요 도시를 공격하고, 병원들이 수십명의 사망과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인을 처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밝혔을 때 나온 것이다.

그리피스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 허용된 소량의 구호품을 더 이상 분배할 수 없다"며 "지금은 종말론적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남쪽의 주머니 속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가자 남부에서의 전쟁 수행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지만, 그리피스는 개선이 없었고 이스라엘군에 영향을 미치려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다는 것이 이미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쪽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은 우리가 북쪽에서 본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외교는 이것의 개선에 매우 초점을 맞추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며 "남쪽의 파괴속도는 우리가 북쪽에서 볼 수 있는 것만큼 가차 없다"고 말했다.

유엔은 유엔학교 및 기타 유엔기관의 좌표를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에 보내 이들이 민간인의 피난처임을 확인했지만, 그리피스는 이제 팔레스타인인들이 더 이상 피난처로 삼을 수 있는 안전한 곳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인들이 모일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가 없기 때문에 구호품을 전달하고 배포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주말부터 매일 약 100대의 인도주의적 물품을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로 건너가고 있지만 그리피스는 노동자들이 라파 교차점에 도착해 물품을 하역하거나 가자지구 다른 곳에 구호품을 배포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끔찍하고 비극적"이라며 "나는 이보다 분노와 극단주의 세대를 만드는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5일 성명을 내고 '재앙적인 기아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며 휴전 재개를 촉구했다. 성명은 "가자지구에서의 적대행위 재개는 이미 민간인들을 압도할 위험이 있는 재앙적인 기아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며 "다시 시작된 전투로 인해 구호품 분배가 거의 불가능해지고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고, 무엇보다 식량 지원만이 유일한 생명줄인 200만 명이 넘는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재앙"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명은 "인도주의자들은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지역 전체에 생명을 구하는 지원을 배포할 수 있다"며 "모든 당사자는 국제인도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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