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회 법사위의 존재가 문제 되는 이유

2023-12-21 10:50:40 게재
박사영 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

우리나라는 단원제 국가로서 각 상임위가 의결한 법률안이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를 의무적으로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법사위는 1소위와 2소위로 구성된다. 1소위는 법제사법위원회 자체 법률안을 심의하는 기구이며, 2소위는 타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기구다.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관행 문제

문제는 2소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타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의 심의를 지연시키거나 회기 만료로 폐기시키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구 심사는 말 그대로 오탈자를 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상임위 실무자들이 문장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문법상 놓치는 부분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점 및 입법 기술에 있어서 보다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법사위에서 추가적으로 문장을 검토하는 것은 효과적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체계 심사인데 이것이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다. "헌법과 법률 체계에 맞지 않다" 혹은 "체계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의견이 법사위 회의록을 보면 넘쳐난다. 법안이 계류되고 폐기되는 이유다.

아울러 법사위는 관행이 있다. 전체회의에서 1명이라도 법안 통과를 반대하면 해당 법안을 2소위로 넘긴다. 2소위로 넘어간 법안의 다수는 기약없이 계류하다가 결국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사후에 A라는 법률안이 타법률 및 헌법체계와 맞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더라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과 상임위원장은 물론 담당 장차관까지 모두 동의한 법률안을 법사위원 한명이 시작도 못하게 막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일례로 변리사는 변리사법에 소송대리를 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그럼에도 사법부는 변리사법의 소송은 민사를 제외한 특허 관련 '행정' 소송에 국한된다고 근거없이 축소해석해 버렸다. 사법부가 시민들과 기업들에게 특허침해 민사소송을 위해서는 그동안 함께 일해왔던 변리사 이외에 천문학적 비용의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하라는 명령을 한 것이다.

불합리한 국회 법률심사 체계 개선해야

이처럼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이미 모든 점을 분석하고 논의해 변리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법사위에서는 체계심사라는 이유만으로 변호사법과의 충돌이 있니 마니 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합리는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첫째로 법사위는 타 상임위의 의결안에 대해서는 자구심사만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오탈자만 보라는 이야기다. 둘째, 이해충돌의 문제가 있는 법사위 위원은 심의나 의결과정에서 배제되어야 한다. 법사위 대부분은 율사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변호사 직역과 관련된 문제에 심의와 의결에 참여를 한단 말인가.

셋째는 양원제다. 법률심사는 1년 365일 계속돼야 한다. 의원들은 극심한 여야 대치과정이나 대정부 관계에서의 생중계 질문으로 하루아침에 슈퍼스타가 되고 싶을 것이다. 이런 것들은 상원에 맡겨두자. 하원은 1년 365일 계속 법안을 심사하는 게 맞다.

결론적으로 법률안은 상시적이면서 정당하게 심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 세가지 문제가 반드시 선결되어야 한다. 그래야 '일'이 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