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혁신하는 중소기업, 도약하는 한국경제

2024-01-04 10:48:23 게재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해는 코로나19를 벗어나 일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되었지만,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중소기업인들도 올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운외창천(雲外蒼天)'을 꼽았다.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겠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보인 것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맥킨지 등 국내외 경제분석 기관들은 한국경제의 돌파구로 생산성 향상을 지목하며 부가가치를 높이는 과감한 정책을 통해 세계 7대 강국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고용·노동정책 틀 근본적으로 바꿔야

그 시작은 한국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변화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K-뷰티와 K-푸드 등 중소기업이 수출영토를 넓혀나가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저출산·고령화시대에 맞게 고용·노동정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특히 근로시간 유연화는 중소기업의 부족한 일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아무리 채용공고를 내더라도 내국인을 구하기 어려워 외국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숙련기능인력 비자인 E-7 쿼터를 2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늘렸다. 이 인력들은 4년 넘게 한국에 거주하다 보니 언어도 되고, 기술력도 있어 많은 중소기업들이 선호한다. 향후 E-7 직종을 선정할 때 중소기업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말 필요한 곳에 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번째는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킬러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이 협력해 규제를 발굴하고, 적극행정을 통해 규제를 개선하는 공무원에게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세번째는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맞는 정책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글로벌 메가트렌드인 탄소중립·ESG와 디지털전환은 중소기업계에도 생존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중소기업이 탄소중립과 ESG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지원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제조생산 유통 경영관리 등에 접목해 중소기업 현장의 혁신을 촉진해 나가야 한다.

국회 정부 기업 원팀으로 도약의 기회를

네번째로 중소기업의 회생과 구조조정을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현행 구조조정제도의 단점을 보완하는 중소기업 맞춤형 구조조정제도의 도입이다. 한계기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기업의 문을 닫게 만들면 산업생태계 붕괴로 산업계 전반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 중심이 아닌 산업의 밸류체인, 기업의 성장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산업으로의 사업전환이나 M&A 등 기업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구조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해 4월은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중요한 선거가 있다. 제22대 국회는 협치를 실천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와 국회, 기업이 원팀이 된다면 대한민국이 넓어진 경제영토에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갑진년 새해, 우리 중소기업이 혁신을 통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대한민국을 선도 국가로 만드는 주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