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예술시장 키워 지역 문화·경제 활성화

2024-01-30 10:38:39 게재

강북구 전문가 모임·주민 체험기회↑

대표축제와 연계해 사업체 지원계획

"구청에서 공예에 관심을 보이는 건 처음이에요. 일단 모인 걸로도 만족해요." "공방에서 수강생들만 접하다가 비슷한 작업을 하는 분들을 만나니 너무 좋아요."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예예술인들과 소통하며 산업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사진 강북구 제공


서울 강북구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강수연 양말인형 작가와 강장원 비누 작가. 작업 분야도, 활동 권역도 다르지만 꿈은 비슷하다. 주민과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스스럼없이 공예체험을 하고 소장품을 구입하는 한편 이를 통해 강북구 문화예술이 한층 풍성해지는 미래다. 지난해 수유동 우이천 일대에서 펼쳐진 '우이천 꽂히다' 등 지역 대표축제에 참여해 제대로 '맛보기'를 한 터다.

30일 강북구에 따르면 구는 공예문화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1인 사업체 형태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예술인들 욕구에 맞춰 판로를 확보하고 홍보·경영 지원 등을 통해 전문성을 쌓도록 돕는 동시에 관련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강북구에는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 사이에 한양에 도자기를 공급했던 분청사기 가마터가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수유동 북한산 자락에서 발굴된 가마터는 청자에서 분청사기로 이어지는 도자기 양식 변화를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서울시 기념물 36호로 지정돼 있다. 목칠 인장 등에서 이름을 알린 대한민국 명장 3명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예술인 현황 파악을 위해 지난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공무원들이 일일이 발품을 팔아서 조사한 결과 강북구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114명에 달하는 숨은 자원을 발굴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88%가 1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평균 종사기간은 9.8년이다. 절반이 넘는 59%는 유통과 판매 즉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구는 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 지난해 말 '공예문화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기반시설 확충과 유통 활성화, 전문 인력 양성 등 공예문화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발전과 연계한다는 목표를 담았다.

문화예술과 산업 분야 모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민·관 연계망부터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 19일 수유동 구청 대강당에 공예 예술가 60여명이 모인 이유다. 4개 권역별로 모둠을 나눠 앉은 예술인들은 "대부분 낯선 얼굴"이라면서도 "동료들과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낯을 익힌 공예가들은 권역별 소모임과 정기 회의를 이어가며 구와 협업할 방침이다.

관련 부서는 물론 이순희 구청장도 공예 예술가들과 소통에 나서 공예문화산업 발전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그는 공예축제와 권역별 공예 전시·체험·판매, 권역별 소재별 50곳이 함께하는 '공방가는 날', 지역축제·관광을 연계한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설명했다. 예술인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자 주민들이 공예에 대한 관심을 키우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다. 특히 이 구청장이 "궁극적으로 공예예술거리를 조성하고 싶다"며 협력을 요청하는 대목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강북구는 현업 종사자 대상 경영 자문과 교육, 자격증 취득 등에 필요한 수강료와 재료비, 온라인 창업·판매교육, 우수 공예품 개발·육성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공예문화는 제조업 관광 디자인 등 파생효과가 크고 가치가 높은 융합산업"이라며 "강북구 곳곳에서 창작·생산 활동을 하는 공예인과 손잡고 공예문화산업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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