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5683개, 2013년엔 1625개

2015-02-06 14:28:40 게재

"지역서점 몰락과 함께 책 다양성·창의성사라져"

지역서점은 갈수록 줄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역서점들은 1994년 5683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1625개로 줄었다. 20여년 새 무려 4058개가 사라졌다.

지역서점들은 IMF 사태를 견뎌내지 못했다. 1998년 4897개를 기록하던 지역서점의 수는 2005년 2103개로 줄었다.


그 뒤의 위기는 '무제한 할인'의 등장이다. 2005년~2007년까지 출판산업진흥법이 개정, 실용도서, 초등학교 참고서가 정가제 예외 도서가 됐고 '온라인서점'이 등장했다.

이로 인해 2007년 2042개로 유지됐던 지역서점의 수는 2013년 1625개로 내려앉았다.

2005년 이후에는 대구 학원서적, 마산 문화문고, 부산 동보서적 같은 지역의 중견 서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같은 시기 어린이 전문 서점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줄었다. 한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1990년대 270여개 가까이 있던 어린이 전문 서점은 현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부모들이 어린이 전문 서점에서는 책을 보면서 고르기만 하고 할인을 해 주는 온라인서점에서 책을 샀다"면서 "스테디셀러의 경우 90%까지 할인을 해 주니 당해낼 재간이 있나"라고 말했다.
 

온라인서점서 베스트셀러만 구입

지역서점이 자취를 감춘 것은 출판문화, 나아가 독서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출판계는 베스트셀러 몇 편 위주로 재편됐다. 지역서점에 들러 책을 눈으로 확인하고 사기 어렵게 된 독자들은 인터넷으로 사도 '안전한' 베스트셀러 위주로 구입하기 시작했다. 책 1권을 사기 위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대형서점을 찾아 나서기란 쉽지 않은 탓이다. 서점에서 이런 저런 책을 고르다 자신에게 맞는 책을 우연히 발견하는 기쁨도 잊혀졌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지역서점의 몰락은 대형서점에도 영향을 줬다"면서 "지역서점에 드나드는 독자들이 대형서점에 와서 책을 구입하는 데 그런 문화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위주의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책의 다양성과 창의성은 '죽어갔다'. 출판사의 기획, 저자 발굴 등이 점점 시장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한 소장은 "독자들이 베스트셀러를 주로 사게 되면서 1만부 이상 팔린 소설이 손에 꼽힐 정도로 책의 다양성과 창의성은 사라졌다"면서 "지역서점을 살리는 것은 결국 '책의 문화'를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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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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