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 '인양 후 처리대책' 없어

2015-04-16 11:49:09 게재

유기준 장관 "인양결정 후 의견수렴"

해양수산부가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할 수 있다고 결론을 냈지만 인양한 세월호 처리방침은 아직 검토되지 않고 있다.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세월호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면 교육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선체 처리를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사례 검토·공론화 거쳐 결정 =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16일 "세월호 인양여부가 최종 결정나지 않은 상태에서 인양한 선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인양하기로 결정하면 외국사례 등도 살펴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수부 관계자는 "지금처럼 사회적 갈등이 큰 상태에서는 세월호를 받아들일 곳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집단적인 치유과정을 거치면 추모와 사회적 교육을 위해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이 해소되면 추모객이나 학생들이 세월호를 찾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지자체들도 인지도나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해 인양한 선체를 유치할 동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미국은 진주만(하와이) 피습 및 2차 대전에 대한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하와이에 전쟁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다.

◆수중 세월호 2.5km 옮기는 데 2시간 소요 = 해수부는 15일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다는 기술검토 결과에 대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최종 결정을 위한 자료를 준비했다. 자문회의에는 조선·잠수·장비·조사·법률·보험분야 및 인양업체 관계자 등 13명의 외부전문가와 '세월호 선체인양 기술검토특별팀(T/F)'에 참여한 민간전문가 18명이 참석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이날 참석한 대부분 전문가들은 기술검토T/F에서 검토한 인양방식(해상크레인과 플로팅도크를 이용해 통째 인양)이 기술적으로 성공 가능하다고 공감했다. 전문가들은 두 대의 해상크레인을 이용한 장비 운용의 경우 충분한 경험과 기술, 첨단제어장치 등이 갖추어져 있어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크레인과 인양점을 연결하는 작업은 수중조류에 의해 93개 와이어(체인)가 꼬일 수 있고, 기상이 나빠지면 해상 장비를 철수했다가 다시 작업을 해야 하는 등 인양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대형 해상크레인을 운용하고 있는 조선업체 관계자는 "두 대의 해상크레인으로 선체를 3m 끌어올리는 문제가 해결되면 2.5km 떨어진 수심 30m 지점으로 이동하는 데는 시속 3노트(5.4km) 속도로 2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해수부는 자문회의 의견수렴 결과와 기술검토보고서를 함께 국민안전처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제출해 세월호 인양여부가 신속히 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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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깊고 어두운 물 속입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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