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에 후계농 교육 희망보인 '한농대'

2015-12-28 11:19:28 게재

졸업생 81%가 농업, 평균소득 8594만원

입학경쟁률 5.2대 1

국립한국농수산대학(총장 김남수)이 후계농 교육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주며 한국농업교육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 대가축학과 학생들이 한우농장에서 실습교육을 하고 있다. 한농대는 2016년 입시에서 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사진 한국농수산대학 제공

한농대가 올해 6월 기준 졸업생의 진로를 조사한 결과 졸업생 3702명 중 3015명이 농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0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전체 졸업생의 81.4%에 이르는 비율이다.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정예 농어업인력을 양성하겠다는 학교 설립취지가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농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농대 졸업생들의 가구당 평균 소득은 8594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반농가의 평균 소득 3495만원 보다 2.5배 많고,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 5618만원보다 1.5배 높다.

학과별 평균 소득을 보면 축산이 평균보다 높았다. 축산학과 졸업생의 평균 소득은 1억5382만원, 대가축학과 9586만원, 중소가축학과 1억867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 외 식량작물학과 7742만원, 특용작물학과 5425만원, 채소학과 6538만원, 과수학과 6146만원, 화훼학과 5633만원으로 나타났고, 수산양식학과는 1억4408만원이다. 한농대는 매년 졸업생의 영농 현황을 조사하는데 올해 조사결과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 6월 30일까지 기준이다.

한농대가 농업사관학교로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입학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한농대에 따르면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총 2032명이 지원해 평균 5.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2015학년도엔 4.57대 1이었다.

한농대의 약진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구조조정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 비춰 특히 돋보인다. 한농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학력수준도 높아져 최종 합격자 390명의 내신 평균 등급도 3.9등급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농대는 졸업생들이 성공적으로 영농에 정착하는 것을 돕기 위해 올해부터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한농대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한농대 아카데미는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술교육을 강화하고, 재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승계(후계)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후계농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모와의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졸업을 앞둔 3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승계를 위한 세무·회계 교육과 부모·자녀 간 갈등해소를 위한 소통교육도 진행했다.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농업인으로 정착하는 데 애로사항은 △영농자금부족(25%) △농지기반 부족(13%) △문화생활(13%) △기술경험 부족(13%) △부모와의 갈등(12%) △결혼(8%) △자녀양육(3%) 등으로 나타났다.

1997년 3년 과정으로 문을 연 한농대는 입학금, 수업료, 기숙사비 등 교육에 필요한 비용 일체를 정부가 지원한다. 또 2학년 1년 동안 현장실습 교육을 하고, 미국 일본 네덜란드 호주 독일 등에서 단기 및 장기 해외연수도 진행한다.

2010년부터는 전공심화과정을 신설해 4년제 대학과 같이 학사학위 취득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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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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