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리포트│투표율 낮아질까 높아질까

대세론·연휴로 '역대 최저치' 갈아치울 수도

2017-03-23 11:13:46 게재

17대 투표율 역대 최저

첫 사전투표 효과 기대

연휴 악영향은 적을 듯

19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예측은 아니다.

왜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보는 걸까. 가장 관심 있게 보는 부분은 박빙이냐, 대세냐는 경쟁정도다.


진보진영과 보수진영간의 흥미로운 구도가 만들어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우면 양 진영의 지지층들이 결집하면서 투표율이 높아지는 반면 결과가 뻔한 대세론에 빠지면 관심도가 낮아지면서 투표하려는 의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투표율 떨어뜨리는 대세론 = 12번의 직선 대통령선거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지난 2007년 17대 대선으로 투표율이 63.0%였다. 1987년의 13대 대선이후 매년 하락해 최저점까지 추락했다. 13대 대선은 1971년 7대 대선이후 멈췄던 직선제가 16년 만에 부활한 이후 처음 치러지는 바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표율이 89.2%까지 올랐다. 박 전 대통령이 윤보선, 김대중 후보에 작게는 1.5%p, 많게는 7.9%p의 격차로 이긴 5~7대 대선의 투표율보다 높았다.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14대 81.9%, 15대 80.7%, 16대 70.8%로 추락하더니 17대에서 60%대 초반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커진 탓도 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다.

18대 대선에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을 보이면서 투표율이 75.8%로 뛰어올랐다. 득표율 차이가 2.3%p에 지나지 않았다.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48.8%를 득표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정동영 후보(26.4%)보다 무려 22.4%p나 앞섰다. 무소속으로 나온 이회창 후보는 15.1%를 기록하며 간신히 선거비를 보전받게 됐다.

다가오는 9대 대선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세론'을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안희정 후보의 역전드라마, 비문 후보들의 단일화, 보수층의 결집과 안보정세에 따른 보수진영 후보의 약진 등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은 상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대세론이 크면 지지층도 투표를 안하고 반대쪽도 사표가 되기 때문에 투표를 기피하면서 투표율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휴가 악재 될까 = 5월 황금연휴가 유권자들의 발을 투표소가 아닌 해외 관광으로 밀어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5월 초 선거 직전의 달력을 보면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주말 등이 이어지면서 선거일까지 징검다리 연휴가 계속된다. 연차휴가를 하루나 이틀만 써도 장기간 휴일이 연결되는 셈이다.

선거일인 9일이 임시공휴일로 정해진 만큼 8일만 휴가를 내면 5일짜리 연휴가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휴로 인한 투표율 하락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에서는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도입돼 5월 4일과 5일 이틀간 미리 투표할 수 있게 됐다. 사전투표율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11.5%, 지난해 총선에서 12.2%였다.

사전투표제가 없었더라도 투표를 했을 유권자도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4%p정도 투표율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전투표율을 여러 가지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투표율 상승 효과는 4%p 남짓 되는 것 같다"면서 "박빙 선거에서는 젊은층이 특히 많이 참여하는 사전투표제가 영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대세론이 강한 선거에서는 승부보다는 투표율이 낮았던 젊은 층이 많이 참여해 당선자에 대한 대표성을 높여준다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선은 보궐선거인 만큼 투표 종료시간이 오후 8시로 정기 대선일 때(오후 6시)보다 두 시간 미뤄지면서 투표율 상승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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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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