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뒤집어보기│영호남에서 모두 지지받는 대통령 나올까

문재인 안철수, 영호남서 고른 지지 … 87년이후 처음

2017-04-06 00:00:01 게재

각종 여론조사, 지역별 쏠림 눈에 띄게 줄어 … 보수·여권 몰락에 영남표심 대안찾기 나선듯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영남과 호남은 특정 정당과 후보에 사실상 몰표를 줌으로써 지역주의를 고착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다음달 9일 치러지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이런 흐름이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를 토대로 지역별 표심의 흐름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호남에서, 충청에서, 영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오겠습니다. 꿈만 같았던 모든 지역의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십시오."

문재인 부친 묘소 참배│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상북면에 위치한 부친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순회경선 연설에서 한 발언이다. 문 후보의 기대가 현실화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의 흐름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역대 대통령은 반쪽 지지에 그쳐 =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남지역에서 몰표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80.2%의 득표율을 보여 문재인 후보(19.0%)를 압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도 60.9%로 문 후보(38.2%)를 크게 앞섰다. 박 전 대통령의 이런 영남지역 몰표는 서울(48.2%)과 경기(50.4%) 등 수도권에서 문 후보와 접전을 벌인 것과 차이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호남지역에서 10.5%의 득표에 그쳐 문 후보(88.4%)에 압도당했다.

지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산(57.9%)과 대구(69.4%)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했지만, 광주(8.6%)와
전남(9.2%)에서는 한자릿수의 득표율로 고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광주(95.2%)와 전남(93.4%), 전북
(91.6%)에서 몰표를 받았지만, 부산(29.9%)과 대구(18.7%)에서는 낮은 득표율에 머물렀다.

올해 대선, 지역별 몰표 완화되나 =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사실상 양강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두 후보는 특히 영남과 호남에서 비교적 고른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일부터 5일까지 조사한 결과, 문 후보는 광주와 전남북에서 46.0%의 지지율을 보였다. 문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도 35.7%로 다른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광주와 전남북에서 40.6%로 문 후보를 바짝 뒤?고 있는 가운데, 대구와 경북에서
는 39.3%로 오차범위 밖에서 다른 후보를 앞섰다. 안 후보는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에서도 31.3%로 문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에 앞서 내일신문이 지난 2일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후보는 광주 전라 34.3% 대구 경북 23.4% 부산 울산 경남 39.9%로 고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후보는 이 조사에서 광주 전라 49.7% 대구 경북 21.8% 부산 울산 경남 16.1%의 지지율을 보였다.(응답률 : 13.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내일신문 조사에서 영호남과 충청까지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에 '가능하다' 는 답변이 50.9%로 '가능하지 않다' (39.6%)는 응답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예전과는 다른 표심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탄핵정국이 크게 마무리되면서 유권자들이 인물을 보기 시작한 것 같다 며 보수후보의 단일화 등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지역과 세대에서 고르게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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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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