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미래를 묻다│유기준 의원

친박 불가? "반사이익 노린 것"

2017-05-30 00:00:01 게재

탄핵·파면·구속 "심했다"

박근혜정부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자유한국당 4선 유기준(부산 서구동구·사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 구속에 대해 "심했던 것 아닌가 싶다"는 소신을 강조했다. 7.3 전당대회에 친박이 출마하면 안된다는 주장에는 "다른 사람에게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색을 씌워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선에서 24%를 얻어 패했다.

어려운 조건에서 24%를 얻은 것은 진흙 속에서 연꽃을 피운 것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으론 막판에 수직 상승세가 있었지만 보수층 40%를 다 담지는 못한 것으로 본다. 한국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홍준표) 후보는 적절한 이슈를 갖고 국민에게 솔직하게 다가선 점은 좋았지만 정제되지 않은 말 때문에 선뜻 표를 던질 수 없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심이 한국당을 떠난건, 지난해 총선에서도 감지되지 않았나.

상당히 경고를 보냈다. 우리 당이 총선기간 내내 공천파동을 일으켰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서는 도저히 지지할 수 없다는 말이 많았다. 집권당의 오만이었다. 이후에 국정농단사태로 대통령 탄핵과 파면, 이런 것까지 발생하니까 그 충격이 훨씬 더 커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에 어느정도 개입됐는지 사법적으로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여러가지 점들을 보면 어느정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게 탄핵, 파면, 사법처리가 예상될 수 있는 구속까지 가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좀 심했던 것 아닌가 싶다.

■일부 인사는 7.3 전당대회에 친박은 나오면 안된다는 주장을 한다.

친박과 비박 구별은 사라졌다. 의미가 없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19대, 20대 총선에선 전부 박근혜 비대위원장 또는 대통령 시절에 공천을 받았으니 전원 친박이다. 지금 와서 너는 (친박이란) 주홍글씨가 새겨져있으니까 나서지 말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색을 씌워서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본다.

■유 의원은 전대출마 생각이 있나.

당의 많은 분들과 의논해보고, 국민의 바람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특정인사 추대론도 언급한다.

과거 신한국당 시절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도 이한동 대표를 제외하곤 (대표를) 추대를 한 적이 없더라. 전부 경선했다. 자신이 한국당을 이끌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전대에 나와서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을 일이지, 추대하자고 하는 것은 패권주의 발상이다. 100%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당권을 100% 가지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패권주의다.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꾸자는 주장이 있다.

동의한다. 지난해 (집단체제를) 단일체제로 바꾼 것은 총선 당시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충돌하면서 대표가 일관성 있게 업무를 추진하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당시 단일체제로 대표가 전횡을 했다면 결과는 더 나빴을 수 있다. 집단체제를 통해 건전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지도부에 진입해서 당을 이끄는 게 맞다.

강력한 대여투쟁이 필요한 때인데, 한 사람이 독선으로 당을 이끈다면 그로 인한 저항과 후유증, 불만이 엄청날 것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나온다.

보수대통합을 위해선 통합이란 표현은 그렇고, 다시 흡수를 해야하지 않겠나.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해결이 돼야지.

다만 아쉬운 점은 지난해 있었던 일(탄핵)에 대해서는 자신들(바른정당)도 유감표시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싶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지 20일이 지났다.

대통령 당선 이후 1년은 허니문기간이라고 하지 않나. 잘하는지 지켜보는 게 국민의 의사에 부합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그동안 인사를 뜯어보면 (과거) 코드인사는 그래도 자기 생각과 맞는 사람을 찾아보는 면이라도 있는데 여기(문재인정부)는 이미 있던 사람들을 가지고 그 안에서만 인사를 한다. 카르텔인사다. 심히 우려되는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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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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