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안갯속으로

2017-09-14 11:03:15 게재

청문보고서 채택 어려울 듯

본회의 표결 "낙관 어렵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본회의 인준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의 '인준 반대' 의견이 강해 청문보고서 채택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에도 열쇠는 국민의당이 쥐고 있다.

14일 국회 대법원장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인 주호영 바른정당 의원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부적격이냐, 적격-부적격 병기냐로 표결을 할 수 있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이 (표결을) 못하겠다고 하면 불채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미 김 후보자 '부적격' 입장을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바른정당도 한국당과 같은 기류다. 반면 국민의당은 적격-부적격을 병기해 채택하자는 입장이다.

손금주 국민의당 특위 간사는 "대법원장의 중립성 우려 등 적격-부적격 사유를 병기한 청문보고서를 빨리 채택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이 '한국당이 빠지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겠다'고 단언한 만큼 김이수 헌재 소장 후보자처럼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본회의에 회부할 수도 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이후 3일 동안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은 언제든 직권 상정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정 의장이) 여야 합의와 헌법기관의 업무수행을 안건상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경우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이달 24일까지는 여야간 합의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의견이다. 손 간사는 "청문회를 했으니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지만 자유투표로 이뤄지는 본회의에서의 인준안 표결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의원총회를 통해 충분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이번에도 (김이수 표결과 같이) 자유투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국민의당에 대해 '압박'을 선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법원장은 문재인정부의 상징성이 있는 자리인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국민의당이 이를 막으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정치투쟁이 될 수밖에 없고 국민의당은 크게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간의 설전을 보더라도 '협조요청' 가능성보다는 '강공'에 무게가 실린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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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이명환 이재걸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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