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주민과 만남이 갈등 해결의 시작"

2018-02-12 10:40:21 게재

1박 2일 숙박행정 인기

"대화와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해본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우리 사회 특성 상 당사자들을 갈등해결의 장으로 이끌어내 이견에 대한 합의와 절충을 도출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홍미영(사진) 인천 부평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갈등관리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구청장은 갈등관리의 시작을 '주민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부터 출발해야 갈등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주 적극적으로 주민들을 만난다. 구청장이 먼저 주민들과 소통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함께 잠을 자며 동네의 속내를 듣는 이른바 '1박 2일 숙박행정'도 그래서 나온 정책이다.

홍 구청장은 2013년 1월 처음 숙박행정을 시작했다. 야간과 새벽시간 등 행정이 놓치기 쉬운 사각 시간대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다. 그는 재임기간 22개 동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4회 숙박행정을 진행했다. 주민들이 숙박행정 중 건의한 287건의 현안 가운데 50%가 행사 진행 중 해결됐고,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한 민원은 전체의 6%인 18건에 불과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민원 결재 권한이 있는 부서장들이 현장에 참석, 불만을 갖고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함께 듣도록 하니 해결책이 더 빨리 나왔다. 홍미영 구청장은 "구청장이나 공무원이 책상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 속에 깊숙이 찾아가 살아있는 행정을 펴야 한다"며 "그러면 주민들은 민원을 제기하면서도 한편으로 시민으로서 정체성을 느끼고 시민의식도 높아져 자연스럽게 마을 공동체를 일궈가는 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숙박행정은 2011년 십정동 재개발 사업 당시 나선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발단이 됐다. 그는 2011년 십정동 재개발 사업 추진이 답보 상태를 보이자 70여일 동안 주민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시간을 보낸 바 있다. 부평구 행정의 대표적인 모범사례인 공공갈등조정제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

홍미영 구청장은 "갈등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좋은 단체장의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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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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