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포커스-국회의원들은 시위중

국회본청 앞 천막치고 본회의장 앞 농성하고

2019-12-13 12:42:59 게재

한국·정의·평화·우리공화 "규정 위반, 의원 특혜"

한국당 조국사태때 지적

사무처 내규 새로 만들어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천막을 치고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하는 것은 모두 규정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막무가내로 이뤄진 국회의원들의 불법 시위에 국회 사무처도 속수무책이다. 일반인들이라면 당장 철거되거나 쫓겨날 일들이다.


13일 국회 핵심관계자는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천막은 모두 규정위반"이라며 "국회의원들이 설치한 것이라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회 본관 앞 계단 밑의 양쪽엔 우리공화당과 민주평화당의 천막이 쳐진지 오래다. 우리공화당 천막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반대를 내걸었고 민주평화당 천막은 '선거제도 개혁 민주평화당 비상행동'이라는 이름과 함께 '의원정수 10% 증원, 국회 특권 폐지, 세비 삭감'을 제시했다. '패스트트랙 즉각 통과'를 앞세운 정의당의 본청 앞 농성도 16일째로 접어들었다. 국회 천막 설치나 천막농성은 '국회 청사 및 회의장에 관한 내규' 위반이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안에 천막을 설치하거나 농성을 하는 것은 내규 위반이지만 국회의원들이 한다고 하면 막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을 진행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려던 것을 국회 사무처에서 제지하다 결국 실패하기도 했다.

국회는 농성중 | 각 정당들이 국회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중이다. 국회 사무처는 모두 내규위반이라고 했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한국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우리공화당 순이다. 사진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1일부터 이어가고 있는 국회 로텐더홀 농성도 내규 위반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내걸고 10명 안팎으로 1개조를 만들어 릴레이 숙식농성에 들어갔으며 로텐더홀 바닥엔 붉은색 글씨로 '나를 밟고 가라'는 문구를 새긴 대형현수막도 깔아 놨다.

'국회의사당 회의장 및 중앙홀 사용 내규'에는 중앙홀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과 제2회의장 사이의 중앙 공간'으로 지목하면서 사무총장이 사용허가할 수 있는 사안을 3가지로 명확히 규정했다. △국회가 주관하는 국제회의를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 △제헌절 기념식, 국회개원기념식 등 국회 공식행사를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 △국회의 품격에 부합하는 문화·예술 분야의 공연 또는 전시행사로서 국회의 이미지 제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규정은 한국당의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회의용으로 신청한 회의장을 조국 전 법무부장관 기자회견장으로 제공한 게 내규위반이라고 주장했고 사무처가 인정했다. 사무처는 곧바로 내규을 새롭게 만들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정문 앞에는 많은 민원인들이 추위와 싸우면서 법을 지켜가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국회의원이 농성을 하면서 규정을 어기고 특권을 행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내규를 지키면서 자기의 주장을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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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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