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 나눔으로 차별에 맞서는 사람들│⑦ 노사발전재단

현지어 직강, 노동인권·현장적응력 높여

2020-11-06 11:07:10 게재

"어서와, 겨울은 처음이지?" 제3회 외투나눔 대축제

외국인고용허가제 도입초기부터 15만6천명 취업교육

나라별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노·사갈등 해소도

내일신문은 2018년부터 매년 10월 창간 기념사업으로 '어서와, 겨울은 처음이지? 외국인 이웃과 함께 하는 외투나눔 대축제'를 주최해왔습니다. 시민들이 기부한 겨울외투를 따뜻한 나라 출신 외국인 이웃에게 전달하는 행사입니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내 일을 하며 내일을 지향한다'는 창간정신은 이제 '함께 하는 삶'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별반대, 다문화, 융합은 외국인 거주자 200만명시대, 글로벌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키워드입니다. 힘과 지혜를 모아준 주역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큰 꿈을 안고 한국에 온 외국인노동자들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얇은 외투를 3~4개씩 껴입고 노사발전재단 취업교육장인 경기 여주 한국노총 중앙연수원으로 이동한다. 취업교육 중에 눈이라도 내리면 처음 접하는 눈에 기뻐하며 사진을 찍고 눈싸움도 해본다."

경기 여주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노사발전재단의 취업교육 중에 눈이 오자 처음 본 외국인 노동자들이 창밖으로 마음을 빼앗겼다. 잠시 교육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태국·몽골 3개국 노동자들은 서로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을 만들며 한국의 겨울을 마음껏 즐겼다. 사진 노사발전재단 제공


우리나라는 과거 산업연수생제도의 폐단을 개선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기준과 근로기준법에 맞게 일할 수 있도록 2004년부터 '외국인고용허가제'(고용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노사발전재단(사무총장 정형우, 재단)은 고용허가제 도입 초기부터 취업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외국인노동자의 노동인권 보호 및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교육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몽골 베트남을 시작으로 2007년 태국, 2016년 라오스까지 4개국 출신 노동자들이 교육대상이다. 2020년 10월 현재 총 15만5858명(몽골 2만9458명, 베트남 8만935명, 태국 4만5146명, 라오스 319명)의 외국인노동자가 노사발재단에서 교육을 받고 산업현장에 투입됐다.

지난해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노동자는 세금을 안내고 국내경제에 기여한 바 없다"는 취지로 말해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혐오·편견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2018년만 해도 외국인노동자들이 낸 세금 과태료 수수료 등을 합치면 최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노동자는 내국인 고용이 어려운 3D업종인 제조업·건설업 등은 물론 농축산업과 어업 분야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이바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초 산업역군인 셈이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오는 외국인노동자 대부분온 겨울이 없는 나라 출신이다. 재단은 외국인노동자들이 느끼는 한국 겨울의 추위가 얼마나 매서운지 오랜 시간 지켜봐왔다. 외국인노동자들은 겨울철 일상생활 의복 준비도 부족하지만 산업현장의 추위, 다양한 난방기 사용 미숙으로 인한 화재 등 위험요소에 노출돼 있다. 그래서 더욱 내일신문과 많은 유관기관들이 함께하는 외투나눔 사업이 반갑다.

2018년 첫 사업부터 재단은 직원들의 외투기부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참여자 홍보, 행사 당일 통역자원봉사 등 참여영역을 넓혀왔다. 올해부터는 정부의 관심과 격려를 바탕으로 사업홍보 및 운영 예산지원 등 사업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공공기관인 재단이 운영하는 외국인노동자 취업교육은 교육의 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별 특성에 맞게 취업교육교재 교안 유인물 등을 현지어로 준비하는 것은 물론 순차통역 없이 현지어 교사가 직접 강의해 전달력과 집중도가 높다.

취업교육은 외국인노동자에게 한국의 직장문화는 물론 안전한 직장생활을 위한 산업안전보건·기초기능, 노동자로서 권익보호를 위한 근로기준법 등 관계법령 및 고충상담절차 등 다양한 교육으로 이뤄진다.

현지어 교사들이 3일 교육동안 함께 생활한다. 이를 위해 현지어가 가능한 강사자격을 갖춘 교사모집과 자격기준 취득 지원, 전문분야 직무교육 등으로 전문성을 확보했다.

취업교육이 끝난 뒤에도 재단은 외국인노동자의 국내체류를 지원한다.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자와 외국인노동자가 함께하는 한국문화 체험, 외국인의 날 행사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외국인노동자와 사용자를 위한 '헬프데스크'를 운영해 고충상담과 통역지원 서비스도 한다. 또 각 국가별 홈페이지를 운영해 외국인노동자와 사용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매년 체류지원 순회 보수교육을 통해 한국에서의 안전한 생활을 돕는다. 지난해에는 6회를 진행했다.

재단은 또 각국 대사관, 한국산업인력공단, 고용센터 등 유관기관들과 업무협력시스템을 구축해 지원하고 있다. 자국 노동자를 한국으로 보내는 송출국 담당자를 대상으로 우리 고용허가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출장교육과 초청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고용부에서 실시하는 외국인취업교육기관 평가에서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만족도 조사에서도 우수한 점수(평점 95점)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송출국으로부터도 공로를 인정받아 2007·2008년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기념휘장과 표창장을, 2011년 몽골 노동부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창간특집] 나눔으로 차별에 맞서는 사람들" 연재기사]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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