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와 금융회사의 본격화되는 경쟁 | ① 바뀌는 금융시장 지도

카뱅 예금 23조원, 2년간 90% 늘었다

2020-12-11 12:56:59 게재

보통예금 규모는 지방은행 앞서

증권 이어 보험업 진출 초읽기

네이버, 통장에 이어 대출 시작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인 빅테크의 금융권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빅테크 업체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기존 금융권에 변화를 불러일으킨 이후 3년 만에 성장을 거듭했고, 증권에 이어 보험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11일 카카오뱅크(카뱅)에 따르면 올해 11월말 기준 예금(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잔액이 23조2327억원 으로 2년전인 2019년 1월(12조1926억원) 대비 90.54% 증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카뱅의 예금은 22조9774억원으로 지방은행의 평균 예금(26조3032억원) 규모에 근접했다. 카뱅은 이미 광주은행(21조9312억원)과 전북은행(12조4945억원), 제주은행(5조 1992억원)을 넘어섰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보통예금)은 지방은행 전체를 크게 앞질렀고 일부 시중은행과 비슷한 규모다. 카뱅의 보통예금 규모는 12조2670억원인 반면 지방은행은 광주·부산은행이 6조원 정도이고 대부분 4조~5조원 수준이다. 카뱅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젊은 층을 끌어들이면서 보통예금이 2019 년 6월 5조원에서 올해 3분기 12조 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지방은행들은 1조~2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는 올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고, 현재 온라인 종합보험사(통신판매 전문보험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총 보유계약건수 또는 수입보험료의 90% 이상 통신수단(전화 우편 컴퓨터통신)을 이용해서 모집하는 보험사를 말한다.

카카오는 금융당국과 인가신청을 위한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다. 재무건전성 부분이 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금융당국이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측이 금융당국의 지적사항을 빠르게 개선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예비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캐롯보험에 이어 카카오가 ‘2호 온라인 종합보험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었던 케이뱅크는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고, 토스는 내년에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거쳐 세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해 금융당국의 인허가 없이 기존 금융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대우CMA 네이버통장’을 만들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 온라인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사업자 25 만명을 대상으로 대출상품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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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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