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바뀐 학교폭력 처리 절차

주관부서 바뀌고 기록기준 완화돼

2021-03-03 12:56:32 게재

2020년 학교폭력 처리 절차에 변화가 있었다. 크게 두 가지가 바뀌었다.

첫째는 기존에 학교에서 개최되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폐지되고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신설돼 심의한다. 둘째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1~3호는 1회에 한해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고 유보된다.

1~3호 조치는 '서면 사과(1호)', '피해 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 접촉·협박·보복 금지(2호)', '교내 봉사(3호)'로 경미한 수준의 폭력이나 쌍방 폭력을 저지른 학생들에게 내려진다. 가해 학생이 1~3호 조치를 받는 경우 1회에 한해 학생부에 처분 사실을 기록하지 않는다.

그러나 재학기간 중 또다시 학교폭력 가해행위로 조치를 받으면 유보했던 이전 조치까지 포함해 학생부에 기재된다.

학교폭력 처리 과정에 전문성을 강화하고 학교의 행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관처가 바뀌었으며 학생들의 학생부 기록 기준이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평소 관계, 성향 등이 어느 정도 고려되던 학교에서의 심의와 달리 심의위원회는 사건 자체만을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조치가 생각보다 강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전수민 변호사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생각하는 집단 따돌림은 여러 명이 한명을 때리고 괴롭히는 것인데 실제 집단 따돌림의 대부분은 서로 친하게 지내는 무리 중에서 한명이 소외되면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즉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친하게 지내다가 안 친하게 되었는데 피해 학생 입장에서는 따돌림, 괴롭힘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전 변호사에 따르면 친구와 관계가 악화돼 어울리지 않는 것이 곧 따돌림은 아니다. 다만 특정인과 친분이 약화됐을 때 이를 주위에 공표했는데 그로 인해 다른 이들도 그 학생과 관계가 멀어지면 그때는 따돌림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박민아 리포터 mina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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